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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성남FC 후원금 의혹’ 네이버 등 기업 ‘제3자 뇌물’ 정황 포착

검찰, ‘성남FC 후원금 의혹’ 네이버 등 기업 ‘제3자 뇌물’ 정황 포착

기사승인 2022. 12. 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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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가 후원 압박했다' 네이버 등 기업 관계자 등 진술 확보한 듯
대가성 염두에 둔 우회 지원이 핵심…후원금 규모 더 커질 듯
檢, 이재명 대표 '제3자 뇌물' 혐의로 28일 피의자 신분 소환 통보
검찰
서울 대검찰청 정문./사진=박성일 기자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미 기소한 두산건설에 이어 네이버와 분당차병원 등 다른 기업도 청탁을 대가로 후원금을 낸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소환 조사 한 후 이들 기업에 대해 '제3자 뇌물죄' 혐의 등을 적용해 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법조계와 일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최근 네이버와 분당차병원 관계자들로부터 '성남시가 성남FC에 후원금을 내라고 압박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구체적인 압박 내용이나 경위 등은 확인되지 않는다.

검찰은 또한 성남시가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자들이 만든 특수목적법인 '푸른위례프로젝트'에도 성남FC 후원을 강요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검찰은 두산건설·네이버·차병원·푸른위례프로젝트 등 4개 기업 관계자로부터 '후원 압박' 진술을 얻어낸 것으로 파악된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무렵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일대 두산건설·네이버·차병원 등 기업 6곳에 부지 용도변경·신사옥 인허가 등을 제공하는 대신 성남FC에 후원금 명목으로 170여억원을 지급하게 한 사안이다. 애초 후원금 규모는 약 167억원으로 알려졌지만 최종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은 이 대표가 프로축구단인 '성남일화'를 인수한 후 운영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자, 성남시로부터 인허가 등을 받아야 하는 기업과 접촉해 성남FC에 후원금을 요구했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 본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네이버 본사 /사진=정재훈 기자
앞서 검찰은 지난 9월 30일 두산건설 전 대표와 성남시 전략추진팀장을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의 공소장에 이 같은 내용을 적시하며,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공모했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두산건설에 이어 최근 네이버 관련 수사에도 집중해왔다. 네이버가 희망살림을 통해 성남FC에 우회해 지원한 것도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최근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 희망살림 상임이사로 재직했던 제윤경 전 민주당 의원 등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을 잇달아 소환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희망살림·네이버·성남시 등 4개 단체 간 '4자 협약'을 맺게 된 과정과 후원금 협약과 네이버가 당시 추진한 제2 사옥 '1784' 건설과의 관련성 및 대가성 여부 등을 따져 물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에게 오는 28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통보했다. 이 대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 혐의를 받는다.

제3자 뇌물죄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를 요구 또는 약속한 때 인정되는 죄다.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의 기업 관계자들을 통해 성남시가 후원금을 요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만큼 이 대표가 기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과거 국정농단 사건에서는 'K스포츠재단'이 제3자가 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최순실씨 주도로 설립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하고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대법원은 신 회장의 제3자 뇌물공여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바 있다.

이 사례를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적용할 경우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 윗선에 대한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해진 GIO는 취임하기 전인 2013년 8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었고, 네이버가 희망살림에 건넨 후원금의 규모가 40억원(수수료 제외 39억원)이라는 거금이고, 임기가 네이버 제2 사옥 건설 무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결정에 총수인 이해진 GIO의 경영적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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