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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모든 멍에 묻겠다…서로를 보듬으며 더 나은 대한민국 만들어주길”

박근혜 “모든 멍에 묻겠다…서로를 보듬으며 더 나은 대한민국 만들어주길”

기사승인 2024. 02. 0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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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박근혜 회고록: 어둠을 지나 미래로' 출간 기자간담회 개최
활짝 웃는 박근혜 전 대통령<YONHAP NO-4863>
박근혜 전 대통령이 5일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에서 발언 중 웃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 모든 멍에를 묻겠다.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는 마음도 없다. 서로를 보듬으면서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주기 바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회고록 '어둠을 지나 미래로'를 마무리하며 쓴 문장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06년 테러 이후의 제 삶은 덤으로 주어져서 나라에 바쳐진 것이라 생각했기에 제 일신에 대해선 어떠한 미련도 없다"고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5일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 만촌 컨벤션홀에서 회고록 출간 기념회를 열고 국민들과 만났다. 지난해 4월 11일 대구 동화사, 9월 25일 대구 달성군 현풍시장 방문 후 외부 활동을 조금씩 늘려왔지만 대규모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국민 여러분의 큰 사랑에 보답하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발전해 나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작은 힘이나마 보탤 것"이라며 "역사는 반복되면서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고 한다. 돌아보면 아쉬운 시간도 많았고, 후회스런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아쉬운 일은 아쉬운 대로, 잘한 것은 잘한 대로 밝혀서 미래세대에 교훈이 되길 바라며 회고록 집필을 했다"고 했다.

회고록은 총 2권이다. 1998년 정계 입문 이후부터 2022년 3월 대구 달성군 사저에 입주하기 전까지에 이르는 박 전 대통령의 정치 일대기가 담겼다. 4년이 넘는 수감 시절, 감옥에서 썼던 자필 메모도 처음 공개됐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메모에서 "저에 대한 거짓과 오해를 걷어내고 함께했던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했다는 것을 밝히고 싶었기에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묵묵히 따랐다"고 운을 뗐다. 박 전 대통령은 "하지만 2017년 10월 16일 저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더 이상의 재판 절차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모든 역사적 멍에와 책임을 제가 지고 가는 대신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에 대한 관용을 부탁드린 바 있다"고 적었다.

박수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YONHAP NO-4867>
박근혜 전 대통령이 5일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에서 손뼉 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31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다. 같은 해 10월 자신의 구속 연장이 결정되자 '정치 보복'이라며 재판 출석을 거부했다. 구치소에서도 탄핵 심판 때부터 변호를 맡다 사임한 유영하 변호사 외에는 변호인 접견을 일절 거부했다.

메모에서 박 전 대통령은 "그 후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했던 일들이 적폐로 낙인찍히고 맡은바 직분에 충실하게 일한 공직자들이 구속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저로서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며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함께한 이들마저 모든 짐을 제게 건네주는 것을 보면서 삶의 무상함을 느꼈다"고 당시 심경을 토로했다.

남북 관계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무엇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부단히 힘을 썼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경제성장을 하도록 돕고, 남북 동질성을 회복해 평화통일을 이룩하는 것이 큰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며 "국가를 수호하고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대통령의 최고 책무"라고 덧붙였다.

대담에서 박 전 대통령은 '사저 생활과 건강관리' 질문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재활운동을 했다"며 "아침 식사도 혼자 간단히 먹는 게 습관이다. 기본적으로 사과와 달걀을 먹는데 시리얼과 요구르트, 커피 한잔을 먹는다"고 답했다.

북콘서트장 입장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YONHAP NO-4904>
박근혜 전 대통령이 5일 대구 수성구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린 회고록 출간기념 북콘서트장에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밖에 회고록에서는 수감 생활 중 나빠진 건강 상태와 극심한 허리 통증에도 마땅한 의자가 없어서 큰 국어사전을 쌓아 의자로 사용하며 지냈던 지난 일상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가 재계 로비를 받은 것처럼 비난한 김종인', '유승민의 연락 두절' 등 소제목을 달아 대선 캠프에서 함께 했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유승민 전 의원에 관한 내용도 담았다.

북콘서트 단상에는 유영하 변호사와 허원제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올랐다. 이날 행사장 입구에는 일찌감치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 등 범여권 측 인사와 최경환 전 총리,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과거 친박 인사들이 보낸 화환이 빼곡히 자리했다. 유 변호사는 박 대통령과 대화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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