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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이란 신규 제재 검토...이스라엘, 전면전 회피 보복 고심

미국·유럽, 이란 신규 제재 검토...이스라엘, 전면전 회피 보복 고심

기사승인 2024. 04. 1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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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동맹국, 이란 석유 판매·드론 제조 능력 제재 약속
이스라엘 전시내각, 유사한 이란 공격 억제·동맹국 진정·전면전 회피 등 보복 선택지 검토
확전 최대한 회피, 이란 내 목표물 공격 가능성
전시내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 줄 왼쪽 세번째)가 14일(현지시간) 텔아비브 키르야에서 전쟁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이스라엘 총리실 제공·AFP·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세계에 이스라엘을 공습한 이란에 대한 신규 제재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보복 대응이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는 선택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은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하는 노력을 배가하면서 이란의 석유 판매와 공격용 드론(무인기) 제조 능력에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을 약속했다고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이 보도했다.

서방 강대국들은 이스라엘의 이 지역이 더 큰 전쟁에 휘말릴 수 있고,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국제적 지지가 더욱 약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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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 방위군(IDF) 참모총장이 15일(현지시간) 지난 13일 이란 공격의 표적 중 한 곳이었던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를 방문해 조종사들에게 연설하고 있다./IDF 제공·AFP·연합뉴스
◇ 미국·유럽 동맹국, 이란 석유 판매·드론 제조 능력 제재 약속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저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더 이상의 심각한 확대는 이 지역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킬 뿐"이라며 "지금은 냉정함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어 수낵 총리도 이스라엘의 보복 대응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대신 서방은 신속하게 이란에 대한 새로운 제재 검토에 들어갔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총회 계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동맹국들과 협력해 이란 정권의 악의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을 계속 저지하기 위해 향후 수일 내에 추가적인 제재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을 포함한 동맹과 파트너들, 그리고 의회 양당 지도부와 포괄적인 대응을 조율하고 있다"며 이란에 대해 수일 내에 신규 제재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새 제재는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프로그램, 이란혁명수비대(IRGC) 및 국방부를 겨냥한다며 "동맹과 파트너들이 곧 자체 제재로 뒤따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U 27개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이날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대(對)이란 추가 제재 논의에 착수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오후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회원국의 요청에 따라 이란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렐 고위대표는 새로운 제재는 이란의 러시아에 대한 드론 공급을 억제하려는 제재 체제를 확대해 미사일 공급을 포함시키고, 이에 더해 중동 대리 세력(proxy)들에 대한 공급도 포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독일과 프랑스, 그리고 일부 EU 회원국들이 이러한 제안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고 TOI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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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방위군(IDF)가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키랴트 말라치 인근 줄리스 군사기지에서 언론에 공개한 이란 탄도미사일 파편./AFP·연합뉴스
◇ 이스라엘 전시 내각, 유사한 이란 공격 억제·동맹국 진정·전면전 회피 등 보복 선택지 검토

이러한 서방의 대이란 제재는 이란에 대한 압박일 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보복 명분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은 이날도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에 관해 논의했는데, 이스라엘 관리들은 △향후 이란의 유사한 공격을 억제하고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진정시키며 △전면전을 피하는 등 다양한 전략적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조정된 일련의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제3국의 이란 이익을 공격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는 걸 원치 않으면서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고, 이란이 지원하는 대리단체들과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과의 대규모 충돌을 원하지 않고, 감당할 수도 있다고 이스라엘 관리들이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전시내각은 이란이 1979년 이슬람혁명 후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에 대해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 만큼 큰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규모 확전을 촉발할 만큼 큰 옵션을 아니라고 이 관리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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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거리 악사가 1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오래된 메인 바자르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AP·연합뉴스
◇ 전시 내각, 확전 최대한 회피, 이란 내 목표물 공격 가능성

전시내각이 고려하고 있는 옵션은 △ 시리아 등 이란 외부의 이슬람 혁명수비대 등 이란의 목표물에 대한 공격 △ 이란 내부 상징적인 목표물 공격 △ 이란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 △ 대외정보기관 모사드의 표적 암살 등 이란 내부의 소규모 공격 가속화 등이다.

하지만 이 옵션들은 각각 △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이란의 공격에 대응하는 대칭성 결여 △ 미국과의 협의가 필요할 수 있는데, 공격에 반대하는 미국인들을 화나게 할 위험 △ 이스라엘 사이버 능력의 조기 노출 가능성 및 대규모 공습에 대한 동일한 대응이 아닌 점 △ 이스라엘이 이러한 공격에 대해 책임을 주장하지 않아 이란의 공개적 공습과 불일치 등의 결점이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대응과 관련, 미국 관리들은 공개적으로나 비공개적으로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격에 대해 보복할 필요가 없다고 설득하면서도 그 설득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아울러 미국은 이스라엘 관리들이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에 전 세계가 볼 수 있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믿는다는 걸 이해하고, 이란에 대한 은밀한 공격이 네타냐후 정부나 연립정부 파트너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이 신문은 알렸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전시내각이 이란을 직접 공격하면서도 확전을 최대한 회피할 수 있는 이란 내 목표물을 선정을 놓고 향후 논의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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