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6강 성공...이정수, 박주영 골로 2-2 무승부

조한진 기자] 한국이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에 성공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더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조별리그 최종전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이정수(가시마)와 박주영(AS모나코)의 득점에 힘입어 2-2 무승부를 거두고 조별리그를 탈출했다.

이 경기를 비기면서 승점 1점을 획득한 한국은 1승1무1패(승점 4)가 되면서 아르헨티나(3승·승점 9)에 이어 조 2위로 16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1무2패, B조 최하위에 머물며 짐을 쌌다. 같은 시간 열렸던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의 경기에서는 후반 32분 나온 마르틴 데미첼리스(바이에른 뮌헨)와 마르틴 팔레르모(보카주니어스)의 연속골을 앞세운 아르헨티나가 2-0으로 승리했다. 그리스는 1승2패(승점 3)로 조 3위에 머물렀다.

이날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지난 12일 그리스전 승리 때 사용했던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투톱에는 박주영(AS모나코)과 염기훈이 섰고, 좌우 날개에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티이드)과 이청용(볼턴)이 들어갔다. 중앙 미드필더는 기성용(셀틱)과 김정우(광주)가 맡았다.

포백 수비라인은 이영표(알 힐랄)와 이정수(가시마) 조용형(제주)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배치됐다. 골문은 정성룡(성남)이 지켰다.

라르스 라예르베크 나이지리아 대표팀 감독은 아이예그베니 야쿠부(에버턴) 와 칼루 우체(알메리아) 은완쿼 카누(포츠머스) 치네두 오바시(호펜하임) 등으로 공격 라인을 꾸렸다. 앞선 두 경기에서 선방을 펼쳤던 빈센트 에니에아마(하포엘 텔아비브)가 나이지리아의 골키퍼 장갑은 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골에 강한 집념을 보였다. 전반 2분 박주영이 침투패스를 내주자 수비 사이를 뚫고 들어간 이청용이 넘어지면서 오른발 슛으로 연결, 나이지리아의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8분 중원에서 공을 끊은 기성용이 오른발 중거리 슛을 날리며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한국은 우체에게 전반 12분 한 방을 얻어맞았다. 한국의 오른쪽을 돌파한 치디 오디아(CSKA 모스크바)가 올려준 땅볼 크로스를 달려들던 우체가 차 넣었다.

동점골을 만들기 위해 한국은 공세를 강화한 한국은 나이지리아의 수비를 쉽게 뚫지 못햇다. 김정우가 먼 거리에서 날린 슛도 골대를 한참 벗어났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침투한 박주영의 슛도 위력이 떨어졌다.

공격 기회를 잡은 나이지리아는 오바시 등을 중거리포로 한국을 위협했다. 최전방의 아이예그베니도 탄탄한 체격조건을 앞세워 한국 수비수를 괴롭혔다.

마침내 한국은 전반 38분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정수(가시마)가 주인공이었다. 골 상황은 지난 그리스전 첫 골과 흡사했다. 나이지리아 왼쪽 진영에서 기성용이 차 올린 프리킥을 이정수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양팀은 후반 시작부터 강하게 충돌했다.

후반 4분 박주영이 역전골을 작렬시켰다. 박주영은 시투에 파울 유도 페널티지역 왼쪽 모서리 앞에서 얻은 프리킥을 자신이 직접 슈팅으로 연결시켰다. 박주영의 발을 떠난 공은 나이지리아 오른쪽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에니에아마가 몸을 날렸으나 손을 쓸 수 없을 정도의 강한 프리킥이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나이지리아를 강하게 몰아 붙였다. 박주영은 30m 거리에서 대포알같은 프리킥을 날리며 또 다시 나이지리아의 골문을 위협했다.

한국은 후반 23분 동점골을 내줬다. 김남일이 오바시와 볼 다툼과정에서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키커로 나선 아이예그베니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19분 염기훈과 교체된 김남일이 미리 공을 걷어 낼 수 있었던 상황에서 머뭇거리다 내준 페널티킥이라 아쉬움이 컸다.

후반 35분 한국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주원에서 공을 빼앗긴 한국은 오바페미 마틴스(볼프스부르크)에게 골키퍼와 맞서는 1대1 기회를 내줬다. 마틴스의 슛은 정성룡을 살짝 넘겼으나 다행히 골문을 외면했다. 후반 43분 종료 오빈나 은소포르(말라가)의 연속슈팅까지 무위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