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착륙 사고 원인을 두고 미국과 한국이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종사 과실'로 몰아가던 미 당국은 조사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자 신경이 날카로워졌고 일련의 아시아나측 기자회견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자제'할 것을 경고했다.
또 NTSB가 아시아나 여객기 조종사들의 과실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인데 대해
"NTSB가 이미 (조종사 과실로) 사고 원인을 확정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비난이 계속되자 NTSB는 오히려 아시아나항공에 "기자회견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을 두 차례나 보내 조사에 영향을 주는 언행을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어 "자신들의 조사와 정보공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들의 조사 내용 공개는 투명하며 오히려 한국측에서 기자회견을 계속해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아시아나는 헌신적인 구조활동으로 '영웅'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사고 항공기의 최선임 승무원 이윤혜 캐빈매니저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승객 구조과정을 설명하도록 했다.윤영두 아시아나 사장은 본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NTSB가 사고 원인으로 조종사 실수 가능성을 제기한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양측의 날카로운 신경전이 이어지자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한 윤영두 사장도 부상자 문병후 가질 예정이던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조종사 과실이 아니라 기체 결함이나 공항의 문제일 가능성도 속속 대두되고 있어 이러한 신경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이날 샌프란시스코를 자주 오갔던 루트프한자사의 한 조종사의 말을 인용해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이들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사전 경고 등을 통해 공항에 가파른 각도로 접근하고 있던 아시아나 항공기의 착륙각도를 사전에 조절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슈피겔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이 소음 발생을 최소화 하기 위해 착륙을 시도하려는 항공기에 급한 각도로 활주로에 접근하도록 요청하는 일이 잦다고도 지적했다. 이때문에 하강속도가 허용치까지 올라가거나 심지어 이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8일에는 아시아나 사고기와 동일 기종인 일본 보잉 777이 기체 결함으로 회항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일본 국토교통성 도쿄공항사무소는 회항 여객기가 착륙한 활주로에서 오일 누출 흔적이 발견됐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에서는 최근 3년 사이 보잉 777기가 두 차례나 착륙 도중 기체의 꼬리 부분이 활주로에 닿는 사고를 낸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