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장관, 세월호 20일 보고 받았다…커지는 책임론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23일 세종청사 해수부 브리핑룸에서 논란이 된 세월호 현장 유골 은폐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 제공=연합뉴스

해양수산부의 세월호 유골 발견 은폐 의혹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특히 김영춘 해수부 장관이 지난 20일 세월호 유골 발견 사실을 보고 받은 것으로 밝혀져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지난 17일 세월호에서 1차 현장 감식결과 사람 뼈로 추정되는 뼈 1점을 발견하고도 닷새 동안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김 장관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세월호 유골 은폐 의혹 브리핑에서 “20일 이철조 현장수습본부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며 “뼈가 발견이 되면 통보하는 절차대로 연락을 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21일에야 선체조사위원회에 상황을 설명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는 다음날 검사를 의뢰했다.

김 장관은 지시 사항을 확인했냐는 질문에 대해 “지시가 그대로 이행되고 있을 거라고만 생각했다”며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들에게 보고가 안 됐다는 사실을 22일에 알고 김현태 현장수습본부 부본부장을 보직 해임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은폐 의혹에 대해선 “현장책임자가 유골 주인이 전에 수습되었던 몇 분 중에 하나일거로 예단했다”며 “미수습자 장례식 전날인 17일 가족들에게 미리 알려서 일정에 혼선을 초래하고 고통의 시간을 더 보내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내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해수부는 21일 조은화·허다윤 어머니에게만 유골 발견 사실을 전달했다. 다른 미수습자 가족들에게는 삼오제가 지난 22일 연락했다.

지난 18일 목포신항에서 열린 미수습자 장례식서 보고를 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선 “저도 이상하게 생각한다”며 “왜 보고를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김영춘 장관은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미수습자 가족 등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책임져야 할 사람은 반드시 엄중히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수부는 세월호 유골 은폐 사건 당시 현장 수습 책임을 맡았던 이 본부장을 보직해임하고 김민종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수석조사관을 후임으로 겸임 발령했다.

해수부는 현장수습본부 관계자들의 고의성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미수습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 추가 발견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자의적이거나 은밀하게 처리하지 않을 방침이다. 아울러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