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사설]아니면 말고 식 기업인 구속, 누가 책임질 것인가

[사설]아니면 말고 식 기업인 구속, 누가 책임질 것인가

기사승인 2017. 02. 19. 18:3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결국 특검의 뜻대로 서울구치소에 구속되었다. 법원이 불과 25일 전에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고 특별한 변화가 없기 때문에 법조계 대부분은 법원이 두 번째 영장청구도 기각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렇지만 한정석 영장담당판사는 "추가범죄와 추가증거를 볼 때 구속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법원이 특검의 폭주를 막을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단순히 혐의만 받고 있고 아직 정식 재판을 받아야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은 우리나라 최고기업 삼성의 이미지를 부패기업으로 만들고 말았다. 한 마디로 우리경제에 직격탄을 쏜 것이다. 삼성그룹의 신규채용 계획은 물론 최종 책임을 지는 사람이 결정해야 할 모든 종류의 기업가적 결정은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 소식은 전 세계로 전파를 탔고 삼성은 물론 한국기업들 전반의 해외 신인도를 하락시켰다. 특검과 법원의 판단이 사실과 다르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모든 것들에 대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기업이 우리나라를 탈출해서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는 '기업 이민'이란 말이 재계에서 등장하고 있다. 그만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은 우리나라에서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을 대변하고 있다. 이렇게 기업들을 내쫓아서 경제를 망칠 셈인가. 특검은 430억원 뇌물공여, 횡령, 재산 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 국회청문회 위증 등 다섯 가지 혐의를 제시했다. 특검이 해외관련법을 어긴 혐의들을 추가하고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들을 추가증거로 제시했지만 그 핵심은 여전히 뇌물공여죄다. 이렇게 구속영장 재청구의 내용은 핵심혐의가 변하지 않은 채 일종의 화장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25일 전의 결정을 번복하고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혐의 자체의 소명도 불확실한데다가 도주할 우려도 전혀 없는데 우리나라 최고기업의 경영자를 흉악범과 다를 바 없이 취급해야 하는가. 이게 정말 정상적인 나라에서 있을 수 있는가. 이재용 회장처럼 최고의 변호사들로부터 조력을 받는 사람조차 마구잡이로 구속된다면, 도대체 평범한 사람들은 어떻게 부당한 구속에 저항하겠는가. 이재용 부회장 구속은 법이 만인에게 똑같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보여준 게 아니라 정치화한 특검의 폭주와 이를 막지 못하는 법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특검이 우리나라 최고기업을 도와주기는커녕 이렇게 괴롭히는 것은 자해행위와 다름없다. 비록 야당의 추천을 받은 특검이라 할지라도 국가와 경제를 생각해야 할 게 아닌가. 이런 식으로 삼성과 대표 기업들을 망하는 길로 접어들게 만드는 특검은 도대체 어느 나라 특검인가. 삼성과 경쟁하는 나라의 특검인가. 특검의 압력에 눌려 25일 전의 결정을 번복하는 영장전담 판사는 또 뭔가. 이런 문제도 아니면 말고 식인가. 누가 그 피해를 책임질 것인가.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