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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의 탈북인사 암살기도는 전쟁 행위다

[사설] 북한의 탈북인사 암살기도는 전쟁 행위다

기사승인 2017. 02. 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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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북한 김정은의 암살을 그린 영화 '더인터뷰'가 미국 전역에서 동시 상영된 적이 있다. TV토크쇼 사회자와 연출자가 우여곡절 끝에 김정은과 인터뷰예정이 잡히자 이들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으로부터 김정은 암살지령을 받는다. 더인터뷰는 이들이 생물학적 무기로도 쓰이는 리신이라는 맹독성 물질에 관한 사용교육을 받고 북한으로 떠나 좌충우돌하는 행동을 그린 코미디영화다.
 

이 영화는 북한의 방해로 미국내 상영이 지연됐었다. 국내에서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터넷으로만 유료 상영됐다. 당시 유엔주재 북한대사 자성남은 반기문 당시 유엔사무총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내용은 "더인터뷰는 북한 최고지도자를 모독하고 있다. 주권국가의 수반을 암살하는 내용의 영화가 제작 배급되는 것은 적나라한 테러행위이자 전쟁행위다"라는 것이었다. 북한은 당시 성명에서 "미국 행정부가 영화 상영을 묵인·비호한다면 단호하고 무자비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은 이처럼 그들의 '최고 존엄'을 암살대상으로 삼은 영화에도 참지 못하는 집단이다. 그러면서도 세계의 만인이 보는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최고 존엄'의 형(김정남)을 암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그 범인 용의자로 북한인 이정철을 체포하고 달아난 공범 4명의 남성도 모두 북한인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대한민국으로 온 탈북인사들에 대해 암살을 시도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최근 탈북인사 암살을 위해 2명의 남성이 국내에 잠입했다고 공개하고 암살 1순위가 최근 탈북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라고 밝혔다.
 

북한이 김정은의 암살을 다룬 코미디영화 상영을 '테러이자 전쟁행위'라고 규정한다면 실제로 세계인들에게 공개된 장소인 국제공항에서 벌인 암살과 탈북인사 암살기도 행위는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모든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 '단호하고 무자비한 대응조치'는 마땅히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가 받아야 할 대가다. 태 전 공사는 현재 미국방문, 외부강연, 언론사 방문 등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했다고 한다. 이러한 조치는 우리 정보당국이 북한의 구체적 암살지령 정보를 확보했을 때 취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내에는 3만여명의 탈북민이 살고 있다. 이 중에는 북한에서 태 전 공사보다 훨씬 직급이 높은 인사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인사에 대한 북한의 암살기도에 대해 전쟁수준에 버금하는 맞대응책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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