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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플루언서 부작용에 예방주사 필요

[칼럼] 인플루언서 부작용에 예방주사 필요

기사승인 2019. 07.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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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성
김익성 한국유통학회장, 동덕여대 교수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처럼 인플루언서(influencer)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을 통해 자신이 직접 창작한 콘텐츠로 구독자인 팔로어(follower)와 소통하는 영향력 있는 인기인을 지칭한다. 인플루언서의 부상은 인터넷, 스마트폰의 발달과 함께 1인 미디어의 활용이 간편해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적게는 500명에서 많게는 350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거느리며 패션, 뷰티,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인기 인플루언서의 경우 기업으로부터 홍보나 광고의 대가로 월수입이 5000만 원 이상, 수억원대의 연봉을 받고 있다. 이들의 성공은 수많은 고정 팔로어들이 있다. 모바일 소통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도 초반 출생)인 10~20대가 주요 고객층이다.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인플루언서들은 이들의 친구가 돼 일상을 공유하고 그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는 공감과 신뢰의 메신저가 되고 있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범주와 소통의 방법론도 지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현장중계로 상품을 판매홍보하는 ’라이브 커머스’는 방송 플랫폼 사업자와 방송 전문가 그리고 전문영역별 인플루언서들과 협업을 통해 비용절감은 물론이고 고객맞춤형 콘텐츠 개발로 이어지는 등 혁신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상업적 유통범주는 물론이고 향후 정치·문화· 사회적 이슈로까지 확대될 것이다. 최근 일부 인플루언서의 일본제품 불매운동도 주목할 만한 사례가 될 것이다.

인플루언서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선망의 직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장규모도 2조 원에 달한다. 대중의 관심이 돈이 되는 관심경제에서 관심종자(Attention Seeker) 즉 ‘타인에게 주목받고 싶어 과도하게 관심을 끌고자하는 사람’에 의한 경제인 ‘관종경제’ 시대로 이전하고 있다.

여기에 부작용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팔로어 숫자를 늘리기 위해 국내외 유령 팔로어 같은 가짜 계정까지 만들고 있다. 화려한 미모와 화술로 치장하고 저급한 욕설과 언어적 유희를 통해 거짓정보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현상들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새로운 세대가 사회에 저항하는 시대의 사회문화적 산물로도 판단할 수 있다. 사고하고 표현하는 방식이 다른 이 시대의 그들만의 새로운 소통 방식인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현상들이 미래 한국의 미래를 짊어지게 될 젊은이들에게 부정적 영향력을 끼치고 심각한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저급한 언어적 유희는 우리 언어를 파괴하는 돌연변이로도 작용하고 있다. 신종언어들은 이를 모르는 젊은 계층과 중노년계층 간의 갈등요소로 작동하고 있다. 학교와 언론방송, 포탈 싸이트, 정부 그리고 및 협찬 광고 기업들의 각별한 규범적 지도와 홍보가 요망된다.

게다가 인플루언서들에 의해 거래되는 상행위는 관리·감독의 사각지대란 점이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6개월에 20회 이상이나 1200만 원 이상 통신판매를 할 경우 사업자 신고를 하게 돼 있다. 그러나 인플루언서는 댓글이나 쪽지를 통한 거래를 하므로 법규의 적용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최근 불거진 곰팡이 호박즙 판매 즉 ‘임블리’ 사태가 대표적이다. 임블리는 80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인플루언서 쇼핑몰로 단기간에 연매출 1천억 원의 성공을 거뒀지만 신화는 막을 내렸다. 유튜브 구독자 320만 명을 보유한 유명 먹방 유튜버 ‘밴쯔’도 자신이 판매하는 다이어트 보조 식품의 효능이 과장됐다는 허위·과장 광고 혐의로 징역 6개월을 구형 받았다. 그밖에도 폭리, 디자인 도용, 거짓홍보 등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와 그 피해는 증가될 개연성이 높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주요 소셜미디어 업체와 협력해서 사전에 규범체계를 만들어 관리 감독해야 한다. 나아가 기업들도 단기적인 마케팅효과만을 노릴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인플루언서들을 선별해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고 소비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마케팅의 질적 개선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인플루언서들도 인기에만 연연하지 말고 자기계발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고 진실성에 기반을 둔 창의적 소통채널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 산업계, 학계 그리고 소비자들이 인플루언서에게 관심을 갖고 필요시 예방주사를 놓아 그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우수한 인플루언서들의 창조성은 젊은이들에게는 희망을 그리고 기업에는 새로운 판로 원으로 작동할 것이고 이는 미래 한국경제와 사회의 창의적 발전을 이끄는 동력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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