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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리틀 포레스트’ 김태리 “관객들의 우물 넓혀주는 영화 되길”

[인터뷰] ‘리틀 포레스트’ 김태리 “관객들의 우물 넓혀주는 영화 되길”

기사승인 2018. 03. 2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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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김태리/사진=김현우 기자

배우 김태리가 영화 '아가씨' 이후 차기작으로 택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감독 임순례)가 지난달 28일 개봉된 가운데, 개봉 11일 만에 손익분기점 100만을 훌쩍 뛰어넘은 것은 물론 현재까지 박스오피스 3위를 유지하며 장기 흥행 중이다.


'리틀 포레스트'는 시험, 연애, 취직 등 매일 반복되는 일상생활에 지친 주인공 혜원(김태리)이 고향집에 돌아와 사계절을 보내면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다. 

김태리는 '아가씨' 숙희 역으로 혜성같이 등장해 각종 영화제 신인 여우상을 휩쓸며 충무로의 차세대 배우로 떠올랐다. 이는 자연스럽게 김태리의 차기작으로 많은 관심이 모아졌고, 그가 만나는 새로운 캐릭터에 궁금증이 쏟아졌다. 직설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아가씨' 숙희와 소시민의 모습을 대변한 '1987' 연희와는 다른 매력을 지녔지만, 실제 김태리와 비슷한 면도 많은 혜원으로 돌아왔다. 

"이번 작품에서 혜원이를 연기할 때는 저와 닮은 부분부터 끄집어냈어요. 폐쇄적인 모습인데 상처입고, 스트레스 받고, 이런저런 고민을 하면서도 남들과 공유하지 않는, 혼자 해결하는 혜원의 그런 모습이 있어요. 독립적인 성격이고, 잘 하는 것을 인정받고 싶어 하고, 자존심도 세고, 말도 함부로 하다 친구의 화를 돋우는 그런 면이 혜원을 닮았어요."

극중 혜원은 시험, 연애, 취직 등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것 없는 일상에 지쳐 고향집으로 돌아와 사계절을 보내면서 고민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인물이다. 김태리에게 리틀 포레스트가 필요한 순간에 대해 묻자 망설임없이 '연기'라고 말했다.

"연기할때마다 너무 도망가고 싶어요. 하하. 제대로 해내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죠. 다들 나약한 면은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게 인간적인 것 같아요. 도망칠 수 있으면 그렇게 하겠는데 그럴 수 없겠더라고요. 해내야 하니까 마음을 고쳐먹어요. '이러면 안 되지'라면서 그런 생각을 벗어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친구를 만나거나 누군가는 자신만의 작은 숲에 들어가서 풀 수 도 있을 거예요. 영화에서는 그런 숨 쉴 틈이 있다는 것을 표현해 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리틀 포레스트'는 또렷한 사계절을 보여주기 위해 무려 1년의 촬영 기간을 거쳤다. 4번의 크랭크인과 크랭크업을 반복하며 계절별 특성과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저는 촬영하면서 봄이 가장 좋았어요. 봄을 이길 수 없어요. 첫 촬영 계절이 겨울이었는데 되게 춥고 외로웠어요. 시골에서 계속 소통이 단절 된 채 방안에만 갇혀 지내 외로웠는데 봄이 되니 같은 마을임에도 에너지가 다르고 스태프들의 분위기도 풀어지고 산뜻했던 기억이 커요."

'리틀 포레스트'는 작은 쉼표와 같은 힐링을 주는 영화다. 자연을 그대로 담은 사계절의 풍광과 계절에 따른 제철 음식들, 세 소꿉친구 혜원, 재하, 은숙이 함께 보내는 평화로운 일상 모습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 김태리도 "지나고 보니 힐링이었다"며 웃어보였다.

"찍는 중간에는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기가 힘들어요. 연기 고민도 있고 순간의 행복을 찾는다는 게 거짓말 같은 일이기도 해요. 하지만 다 끝나고 보니까 그 현장만큼 편하고 소탈하고 그런 현장이 없었던 것 같아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만들어진 걸 보니 마냥 좋더라고요."

그동안 대선배들과 연기를 해온 김태리는 '리틀 포레스트'를 통해 처음으로 또래배우들과 연기하게 됐다. 류준열, 진기주와는 실제 시골에서 함께 자란 소꿉친구 같이 투닥투닥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선배들과 촬영할 때와 많이 다르더라고요. 저는 선배님들과 촬영할 때 편하다고 생각했는데, 편한 건 따로 있었어요. 바로바로 피드백을 선뜻 던질 수 있고, 대사 어떤지 그런 것도 편하게 물어볼 수 있어서 편했어요. 저는 친해지면 편하게 대하는 스타일이어서 기주 언니와 준열 오빠를 많이 괴롭혔어요. 오빠는 우리보다 훨씬 경험이 많기도 하고 겪은 것도 많다보니 상담도 잘해주고 위로도 많이 해줬고요."

끝으로 김태리는 '리틀 포레스트'가 관객들의 삶의 우물을 좀 더 넓힐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도 전했다.

"어떤 영화를 볼 때 내가 살던, 내가 생각하던 우물이 조금 넓어지는 느낌이 들었을 때 좋다는 생각을 해요. 우리 영화가 관객들의 삶의 우물을 조금 넓혀줄 수 있는 영화가 되었으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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