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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그리스’ 사태 되나…이탈리아 정국 우려로 세계 금융시장 ‘흔들’

‘제2의 그리스’ 사태 되나…이탈리아 정국 우려로 세계 금융시장 ‘흔들’

기사승인 2018. 05. 3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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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ly Politics <YONHAP NO-0885> (AP)
오성운동 디마이오 대표. 사진출처=AP,연합뉴스
유로존 19개국 가운데 3위 경제 대국인 이탈리아의 정세 불안이 유럽·미국 등 글로벌 증시를 강타했다. 일각에서는 이탈리아가 부채 위기로 유로존을 흔들었던 그리스의 행보를 잇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국채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의 금융주, 유로화를 팔아치우고 있다. 미국·독일 국채, 미국 달러, 스위스 프랑 등 안전자산도 사들였다. 이와 관련 미 경제매체 CNBC는 ‘이탈리아가 제2의 그리스가 될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이탈리아의 경제규모는 그리스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사태가 한층 더 심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전반적으로 후퇴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6%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에서 0.50%,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58% 밀렸다. 종목별로는 JP모건체이스가 4.27%, 모건스탠리는 5.75% 급락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3.37% 급락한 가운데, 재료 분야도 1.77% 내렸다.

유럽 금융시장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이 1.4% 후퇴하고, 이탈리아 FTSE MIB 2.6%, 스페인 IBEX 35지수는 2.5% 각각 떨어졌다.

밀라노 증시의 은행주들도 4∼5% 급락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 차(스프레드)는 장중 한때 3.2%포인트(320bp)까지 치솟았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7594%까지 떨어졌다.

달러 대비 유로 가치도 급락세다. 유로화 환율은 작년 7월 이후 최저인 유로당 1.1539달러까지 밀렸다. 스위스프랑에 대해서도 작년 10월 이후 최저인 유로당 1.14403프랑까지 내렸다.

유럽·미국 금융시장 불안은 아시아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30일 오후 3시 15분 현재 일본 닛케이지수는 1.52% 내렸고 한국 코스피는 1.96%, 홍콩 항셍지수는 1.43%, 상하이 종합지수는 2.53%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 3월 총선 이후 80일 넘게 무정부 상태에 있다.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포퓰리즘·극우 정당이 추천한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승인을 거부하면서 연립정부 구성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에 주세페 콘테 총리 지명자는 마라텔라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내각 구성에 착수한 지 사흘 만인 27일 전격 사퇴했다. 콘테 지명자는 지난 3월 총선에서 승리한 오성운동과 동맹당이 지명한 인물이다.

마타렐라 대통령이 28일 전(前) 국제통화기금(IMF) 고위 관료를 지명하면서 정국은 다시 혼란에 빠졌다. 이탈리아는 오는 7월 29일 새 총선을 치를 예정이다.

하지만 포퓰리즘 성향의 오성운동과 극우 성향 동맹당이 손을 잡고 연정 구성을 주도하자 이번엔 이탈리아에 반(反)유럽연합(EU) 정부가 들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게다가 오성운동과 동맹이 내놓은 국정운영안은 재정지출 확대·연금개혁안 폐지 등으로 연간 1000억유로(약 125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탈리아 경제 규모는 1조7169억유로(2141조원)로 독일·프랑스에 이어 유로존 3위다. 여기에 이탈리아 국가 부채는 2조3023억유로(2871조원)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130%를 넘는다.

CNBC는 이탈리아가 지난 총선 이후 정부 구성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최근 이탈리아 중앙은행은 이탈리아가 투자자의 신뢰를 잃기 일보 직전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즈먼드 라흐만 연구원은 “이탈리아의 경제 규모는 그리스의 10배 수준”이라며 “만약 이탈리아가 유로존을 탈퇴하게 된다면 유로화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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