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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브렉시트 전망 틀린 애널리스트···혼란스런 개인투자자

[취재뒷담화]브렉시트 전망 틀린 애널리스트···혼란스런 개인투자자

기사승인 2016. 07.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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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이전 수준 회복한 코스피<YONHAP NO-2509>
지난 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97포인트(0.86%) 오른 1987.32로 거래를 마쳤다./사진출처 = 연합뉴스
“예상은 브렉시트 여파로 시장이 크게 흔들린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장은 내 예상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내가 틀린 거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바라보는 한 증권사 연구원의 얘기입니다. 지난달 24일 예상치 못한 브렉시트 결정으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격히 요동칠 것이라는 불안감이 시장을 휘감았습니다. 1980선대였던 코스피지수는 1920선대로 급락하며 4년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연구원들은 앞다퉈 부정적인 시장전망보고서를 쏟아냈습니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코스피 저점을 1850선으로 제시했습니다. 심지어 165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의견도 있었습니다. 평균 코스피 예상밴드는 1850~2050포인트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풍향은 연구원들의 전망과 사뭇 달랐습니다. 브렉시트 이후 첫 거래일인 27일 코스피지수는 상승세로 돌아서 이달 1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했습니다. 이에 연구원들은 부랴부랴 새로운 전망치를 내놓느라 분주한 한 주를 보냈습니다.

문제는 오락가락한 보고서에 개인투자자들이 투자 방향을 잃어버렸다는 점입니다. ‘주식을 살지, 팔지’ 판단하기 힘든 상황이 된 것입니다. 실제 지난달 24일부터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걸러 순매도와 순매수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정보력이 떨어지는 개인투자자는 증권사들이 내놓는 보고서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한 개인투자자는 “시장전망이 몇일새 변경되는 보고서를 보고 투자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코스피 밴드 간격이 200포인트 수준인데, 이런 전망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코스피 지수의 최하단과 최상단 차이는 약 180포인트 수준이었습니다.

사실 연구원들의 전망이 잘 맞지 않는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보고서에서 매도의견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등 신뢰성 하락이 지적돼 왔죠.

이런 지적에 연구원들도 할말은 있습니다. 업황이 나빠지면서 연구원들의 근로 환경이 악화됐고, 구조조정을 하면 1순위 대상이 리서치센터라는 점은 연구원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원인입니다. 보고서를 소신있게 썼을 때 기업과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의 보이지 않는 거센 압력도 적지 않습니다.

증권사 연구원은 신도 아니고 점쟁이도 아닙니다. 다만 연구원은 투자자들보다 더 많이 시장을 알고, 평가하는 직업인 만큼 ‘신중함’을 보고서에 녹일 필요는 있어보입니다. 허황된 소문이 난무하는 시장에서 개인들이 투자를 할 때 신뢰할 수 있는 정보는 연구원 보고서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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