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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다이나핏’ 론칭한 K2코리아, 스포츠웨어 시장에서도 성공할까?

[취재뒷담화]‘다이나핏’ 론칭한 K2코리아, 스포츠웨어 시장에서도 성공할까?

기사승인 2016. 10. 1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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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핏 로고 (3)
K2코리아가 스포츠 용품 산업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아웃도어 업계를 리드하는 K2를 비롯해, 골프웨어인 와이드앵글로 시장을 확대한 데 이어, 이제는 모든 스포츠의 가장 기본이 되는 러닝스포츠를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13일 K2코리아는 독일 스포츠브랜드 다이나핏을 론칭하며 러닝·트레이닝 스포츠웨어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다이나핏은 60년된 역사를 가진 스포츠용품 업체로 산악스키 장비와 스키웨어로 알려진 기업입니다.

정영훈 K2코리아 대표는 다이나핏을 통해 스포츠 패션업계의 강한 인상을 남기겠다는 생각입니다. 론칭행사 당일 정 대표는 “내년 스포츠 패션쪽에 굉장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 대표는 현 시점에서 전문성과 기능성이 강조된 러닝·트레이닝 스포츠웨어 시장 공략에 나선 것에 대해 몇 가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정 대표가 제시한 이유는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스포츠 문화가 팀 스포츠에서 러닝·피트니스·요가와 같은 개인스포츠로 넘어 있다는 점 △과거와 달리 한 제품으로 여러 상황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TPO(time. place. occasion)를 따지는 스포츠 인구가 많아졌다는 점 △스포츠 브랜드중 개인 운동 중심의 전문성을 갖은 브랜드가 거의 없다는 점 등 크게 3가지였습니다.

K2코리아 정영훈 대표이사 사진 (1)
정영훈 K2코리아 대표이사
하지만 정 대표의 발언은 스포츠시장을 보는 관점에 따라 다소 의구심이 들 만한 것이었습니다.

현재의 시장을 보면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개인 건강에 초점이 맞춰진 러닝·요가·피트니스 등의 개인스포츠로 넘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1~2년 새에 나타난 현상은 아닙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개인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끊임없이 진행해 왔습니다. 이런 투자는 관련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수반됐기 때문입니다.

나이키의 경우 러닝 관련 제품에 대한 매출비중은 2014년과 지난해 이미 전체 매출의 20%에 달할 정도로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나이키를 대표하는 농구와 조던 브랜드의 매출을 합친 것 보다 큰 규모입니다.

스포츠 참여자들 또한 개인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 이미 오래입니다. 필라테스·요가 전문 학원이 우우죽순 처럼 생겨났다 수시로 사라진 것도 이미 수년전입니다. 이미 시장은 많은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후발주자인 다이나핏이 정 대표의 말처럼 개인스포츠용품 시장에서 빠른 시간안에 성공의 자리에 오르기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K2코리아 다이나핏 3 (1)
TPO를 따지는 스포츠 인구가 늘어난 것도 중요한 현상중에 하나입니다. 다만 이런 스포츠소비자들의 특성을 수용할 만큼 다이나핏의 제품이 소구되는 것은 둘째 문제라는 점입니다.

이미 국내 시장에는 다양하고 기능성이 뛰어난 러닝·트레이닝 웨어가 차고 넘치고 있습니다. 전문성이 있는 브랜드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지만 사실 그 몇 안되는 브랜드들이 글로벌 스포츠웨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나이키는 연간 2조원을 연구개발에 쏟아 붓고 있습니다. 여기서 나온 결과를 제품에 적용해 나가고 있습니다.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이 직접 사용하며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최상의 기능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제품을 뽑아냅니다.

다이나핏도 이런 연구개발에 힘을 쓰고 있지만 거대자본으로 무장해 소비자 입맛에 빠르게 대처하는 나이키와 같은 메가 브랜드에게서 시장을 빼앗아 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는 타깃 고객 선정과 직결되는 부분입니다. 다른 산업군과 달리 스포츠 소비자들은 충성도와 관여도에 깊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특히 다이나핏의 스포츠웨어 라인(다이나 스피드·다이나 트레인·다이나 웨이브·다이나24)중 3개가 기능성에 집중된 제품들이라는 점은 특정 스포츠에 고관여 된 소비자들이 주 타깃일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고관여 스포츠 소비자들은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스포츠용품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디자인과 같은 패션적 요소보다는 기능적 요소를 중시하고, 한번 선택한 브랜드를 쉽게 바꾸려 하지 않는 경향이 강합니다. 예를 들면 마라톤 등 러닝 동호회인들이 아식스의 런닝화를 선호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 보기 힘든 아식스 러닝화지만 이들에게 만큼은 수십만원을 지불하고서라도 소유하고 싶은 ‘잇템’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K2코리아 다이나핏 2 (1)
건강을 생각해서 러닝과 트레이닝 스포츠를 하는 일반 소비자(스포츠 관여도가 낮은 소비자)의 경우도 신규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은 다른 산업군보다 강하게 나타납니다. 과거 살로몬 아웃도어가 국내에서 자리 잡지 못한 것도 이런 부분이 작용했습니다.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살로몬이라는 브랜드는 이미 잘 알려져 있었지만 등산 등에 집중돼 있던 국내 아웃도어 참여자들에게 살로몬은 그저 값 비싼 이름 모르는 브랜드였죠.

이런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 K2코리아는 다이나핏의 국내 성공을 위해 활발한 마케팅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입니다. 내년에만 1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TV광고와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 홍보 뿐 아니라 체험마케팅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럴 마케팅, 스포츠마케팅 활동에 집중해 3년 후에는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목표도 내놨습니다.

하지만 국내외 모든 스포츠브랜드들의 마케팅 전략과의 차별성이 얼마나 있는가에 따라 그 효과는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스포츠마케팅 환경상 기업들이 의지할 수 있는 스타마케팅은 한계가 있습니다. 육상과 관련해 사람들이 인지할 만큼의 유명한 스포츠스타가 국내에는 없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연예인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도 기능성 스포츠 웨어에서는 효과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이부분에 대한 고민은 더 많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데상트처럼 체험·바이럴 마케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기간에 스포츠소비자들의 독특한 특성과 기존 브랜드들과의 경쟁 상황에서 다이나핏 만의 브랜드자산을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미국에서 나이키와 경쟁을 하던 리복이 아디다스에 인수된 이후 피트니스 전문 브랜드로 인식이 바뀌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 것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K2코리아는 국내 아웃도어 시장과 골프웨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스포츠 시장 소비자들이 동일한 성향을 갖고 제품을 구입한다고 생각하면 안될 것입니다. 아웃도어와 골프, 러닝·트레이닝 시장 소비자들의 성향은 확연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내부적으로 더 자세한 시장 포지셔닝 전략과 정보로 시장 공략에 나서겠지만, 그 어느 시장보다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소비자들이 있는 곳이 스포츠 용품 시장, 특히 기능성 용품시장이라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다만 K2코리아의 다이나핏이 소비자의 선택을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다양한 브랜드가 성공할 수록 국내 스포츠산업 시장 또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니까요.

정 대표의 말대로 스포츠웨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브랜드로 자리잡아 스포츠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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