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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30억원 혈세투입 ‘제로페이’, 용두사미되나

[취재뒷담화] 30억원 혈세투입 ‘제로페이’, 용두사미되나

기사승인 2018. 11. 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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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원’ 서울시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제로페이 서울(이하 제로페이)’에 투입되는 국민혈세 규모입니다. 그런데 수십억원이 투입된 제로페이 사업이 용두사미(龍頭蛇尾)에 그칠 위기에 빠졌습니다. 카카오페이와 비씨카드가 ‘제로페이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죠. 제로페이의 성공 여부는 ‘가맹점을 얼마나 모으냐’에 따라 가려지는데, 두 대형 사업자의 도움없이도 서울시가 제로페이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내달부터 서울시가 제로페이 시범사업에 착수합니다. 제로페이는 서울시가 ‘카드 수수료 0%’를 내세우며 추진한 간편결제 사업입니다. 그간 가맹점주가 카드결제 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온 시스템을 벗어나, 순수하게 ‘은행 계좌이체’를 활용한 간편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단 구상이었는데요.

그러나 이 사업에 참여키로 했던 카카오페이와 비씨카드가 불참키로 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습니다. 호기롭게 사업계획을 밝힌 제로페이가 ‘빛좋은 개살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지는 이유입니다. 비씨카드 입장에선 외상(여신) 기능이 없는 제로페이 사업에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카카오페이도 한발 뺀 상황입니다. 최근 QR코드를 활용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인 카카오페이로선, 비슷한 구조의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기존 카카오페이용 QR코드를 보급받은 가맹점들이 혼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관건은 ‘제로페이 가맹점을 어떻게 모집할지’입니다. 제로페이에 참여할 가맹점을 모아야하는데,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이미 카카오페이는 방대한 마케팅을 동원해 이미 가맹점을 상당히 모은 상황입니다. 온·오프라인 포함, 가맹점 수가 모두 15만 곳에 달하는데, 소비자들이 카카오페이보다 생소한 제로페이를 선택할지 의문이란 것입니다. 서울시가 카카오페이처럼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려면 국민혈세를 추가 투입해야하겠죠.

이같은 부분은 집권여당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제로페이의 애초 취지와 다르게 가고있단 것입니다. 실제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6일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한번 더 점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로페이를 향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 사례에서 볼 수있듯이, 충분히 금융회사 간 시장경쟁을 통해 자연스레 창출될 수있는시스템인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개입해 국민혈세를 낭비하고 있단 지적입니다. 가맹점주를 위해 기획된 제로페이가 길을 잃은 듯한 분위기입니다. 제로페이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해야할 시점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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