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띵하오 코리아]‘끔찍했던 한국관광’

[띵하오 코리아]‘끔찍했던 한국관광’

기사승인 2010. 08. 20. 11:1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검은택시 탔더니...동대문서 시청까지 9만원
인천공항 출국장을 빠져 나오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표정이 밝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중국으로 돌아가 한국관광의 처참함을 사이트에 무차별 적으로 뿌리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아시아투데이=김미애 기자] 한국에서 가이드가 이끄는 삼성전문판매점에서 휴대폰을 샀다. 중국에 와서 시나넷을 통해 검색해보니 중국내 판매가격은 1380위안이고, 한국서 산 가격은 3580위안이었다. 중국서 2개를 사고도 1000엔이 남는데...

한국관광을 하고 중국으로 돌아간 관광객들은 SOSO問問, 시나넷, CITS, 인민망 등 현지 사이트에 “한국에서 이렇게 당했다”며 온갖 후기를 올려 ‘관광한국’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다.

감정이 격해진 일부 관광객들은 “한국관광 가지마라”고 종용해 최근 비자 완화등 중국인관광객 유치대책에 찬물을 끼엊고 있다. 다음은 사이트에 올라온 글을 정리했다.

#. 숙박지 등급 허술..관광객 불만 높아

여름휴가를 이용해 들뜬 마음으로 친구들과 한국관광을 한 A씨(27). 그러나 숙박시설 등급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중국여행사들 탓에 A씨는 한국에 도착해서야 예상과 너무 다른 현지의 숙박시설을 보고 속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호텔 등급을 무궁화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무궁화 4개가 중국의 별 3개에 해당하지만, 중국여행사에서 이를 명시하지 않고 있는 것. 여행질량감독관리국에 따르면 올 2분기에 정식으로 처리한 불만 안건 16개 가운데 대부분이 숙박지의 등급에 관한 것일 정도로 중국관광객들의 불만이 높다.

#. 가이드가 관광객 속이는 한국?

B씨(32)는 지난달 5일 동안 가족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여행 이틀 만에 한국여행에 대한 B씨의 환상은 모두 깨지고 말았다. 관광가이드가 ‘무엇이 좋다 무엇이 좋지 않다. 무엇은 사지마라’ 등등 관광객들에게 신뢰를 주는 말을 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믿었다는 B씨. 이들 가이드들은 관광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한편, 여행 내내 차안에서 수면 마스크 팩을 “한국의 유명 연예인이 쓰는 것”이라고 홍보하며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팔았다. 관광객들은 앞 다퉈 사기 시작했고 B씨도 한국 돈으로 60만원어치를 샀다. 그러나 중국에 돌아와서 구입했던 상품의 상표를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등록되지 않은 상표였다. 믿었던 가이드에게 제대로 속은 것이다.

#. 중국인 점원이 중국 관광객을 속인다?

중국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동대문·명동 등 유명 쇼핑매장에는 중국인 점원들이 직접 중국 관광객을 맞는다. C(45)씨는 여행 내내 한국 기업들이 영업사원을 중국인들로 채운 후 중국인을 상대로 상술을 부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행 가이드가 안내하는 명동의 한 매장을 찾은 C씨 일행은 언어가 통하는 중국인 점원이 설명하는 데로 수정을 구입했다가는 중국 전문매장에서 파는 수정의 5배가 넘는 바가지 가격을 치를 뻔 했다. 불빛으로 수정을 비춰 더 반짝 거리게 했을 뿐인데 수정이 가격이 전문매장에서보다 훨씬 비쌌다.

#. ‘삼성전자’ 상표에 속은 중국관광객

관광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D씨(23) 일행이 방문한 곳은 삼성전문판매점. 중국의 젊은이들은 한국에서 삼성제품을 쇼핑하게 되면 중국에서보다 신제품 등 더 예쁜 디자인의 상품을 고를 기회가 많아 한국여행을 선호한다. D씨도 동행들과 마찬가지로 카메라와 휴대폰을 각각 하나씩 샀고, 중국에 돌아온 이후 인터넷에서 새로 구입한 휴대폰을 검색해봤다. 그런데 구입한 것과 똑같은 휴대폰의 중국 내 판매가격은 1380위안. D씨가 한국에서 산 가격은 3580위안이다. 2개를 사고도 1000위안이 남는 가격이다. 한국의 휴대폰 매장에서 “이 제품은 최신형이라 중국에는 없다”고 해서 구입했는데 속은 것이다.

#. 자비항목 관광...가이드들 멋대로

가이드는 여행항목 중 자비로 참가하는 ‘관광잠수함(400위안, 한화 64000원)’을 신청하지 않은 관광객들에게 관람 예정시간인 1시간30여분을 차 안에서 기다리게 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다음 일정인 ‘쇼’프로그램을 보기 싫은 관광객들은 버스 이동 중 호텔 앞에서 하차하겠다고 했으나 가이드는 “안 된다”고 우겼고, 불참석자들은 쇼가 끝날 동안 차안에서 대기해야 했다. E씨(38)는 “가이드들이 자비항목의 잠수정을 타지 않은 데 대한 보복으로 관광객들에게 이러한 조치를 취했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가이드는 120위안(한화 30000원)의 잠수함 표를 관광객들에게 400위안에 팔았으며, 쇼 표는 120위안인데도 250위안을 받고도 맨 뒷줄 자리를 줬다. 잠수정 타기와 쇼에 참가하지 않는 관광객들 때문에 그들의 수입이 줄어드는 이유에서다.

#. 순식간에 2만원 오른 검은색 택시

친구들과 동대문에서 새벽 0시30분까지 놀다 신촌으로 돌아가려던 G씨(23) 일행이 길가에서 택시를 잡으려는데 검은색 택시가 다가와서 멈췄다. G씨 일행이 택시에 탑승하자 택시기사는 요금표를 보여주며 “요금은 4500원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G씨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시청을 지날 때쯤 택시 요금표를 보니 요금은 무려 7만원이 책정돼 있었다. 순간 G씨는 빨리 내려야겠다고 판단했다. 운전기사에게 차를 세워달라고 말 하고, 급히 내리려는데 택시가 신호에 걸렸다. G씨가 주머니를 뒤져 돈을 꺼내려는 동안 요금은 금새 9만원으로 올랐다. 끔찍한 한국여행을 경험을 G씨는 “명백한 사기”라면서 검은색 택시의 정체에 대해 아직도 궁금해 하고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