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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리뷰] ‘내 딸 서영이’ 천호진, 애타는 부정(父情)…“시청자도 울었다”

[친절한 리뷰] ‘내 딸 서영이’ 천호진, 애타는 부정(父情)…“시청자도 울었다”

기사승인 2013. 01. 2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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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서영이' 38회 슬픈대사> 이삼재 "버리고 싶기 전에 버리고 싶지 않은 애비로 살아내지 못한 내 탓이지. 네 누이 탓 아니야"
이삼재 역의 천호진(윗 사진), 이서영 역의 이보영   /사진=KBS2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 화면 캡처
아시아투데이 신경희 기자 = '내 딸 서영이' 천호진의 절절한 부정(父情)이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20일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극본 소현경, 연출 유현기) 38회 방송분에서는 과거에 교통사고 당할 뻔한 남편 강우재(이상윤)를 구해줬던 유만호가 사실은 자신의 아버지(이삼재 역·천호진)였다는 것을 알게 된 이서영(이보영)의 모습이 그려졌다.

우재는 서영이 자신의 속마음을 끝내 털어놓지 않자 아버지 얘기를 꺼냈다.

우재는 "네가 유만호씨로 알고 있던 그 분이 네 아버지라고. 그래. 그랬어. 그렇게 알게 됐어. 그래서 더 말 못했어. 널 아니까. 네 아버지하고 엮여 버렸는데, 이렇게 들켜 버리면 네가 못 견딜 걸 아니까. 이렇게 튕겨져 나갈 것을 아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근데 너는 말을 안 하겠데. 죽을 때까지 안 하고 싶데. 내 3년의 성실이 그동안 그렇게 믿음을 못 준 건가? 미치게 괴롭고 미치게 너한테 화가 났어. 그래서 못 나게 굴었어"라고 털어놨다.

서영은 잠시 화장실에 가겠다고 말했다. 우재 앞에서는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뒤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자신에게 피해를 줄 까봐 그간 정체를 숨겨 왔다는 사실에 놀라며, 죄책감과 마음 속 깊은 그리움에 눈물을 흘렸다.

괴로워하던 서영은 이내 냉정을 찾고 우재를 다시 만났다. 서영은 "할 얘기 끝났죠? 그럼 하던 얘기 마무리해요. 경황 없어서 얘기 못했던 내 입장 전했으니까 서류 정리 먼저 해요. 우재씨 부모님한테 사죄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난 할 얘기 다 했어요"라고 말했다.

우재는 아버지 얘기에도, 무슨 연유에서 거짓말했는지 밝히지 않자 기막혀했다. 우재는 "네 아버지 얘기 듣고도 다 했어?"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영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담담한 태도로 일관했다. 서영은 "우리는 그동안 내 모습 들여다본 우재씨와 부대끼면서 서로의 마음을 다 읽었어. 그게 나였고, 나한테 보이는 우재씨? 싫증나고 싫어졌어"라고 말했다.

우재가 "내가 네 아버지 얘기 왜 했는지 생각 안 해?"라고 묻자 서영은 "이혼서류 가지고 오지 않을거면 연락하지 말아요"라고 답하며 우재를 밀어냈다.

이에 우재가 "이서영"하면서 손목을 잡았다. 그러자 서영은 "강우재씨. 그렇게 강하게 잡으면 무조건 잡힌다는 생각. 이제는 버려. 이제 나는 3년 전의 이서영이 아니예요"라며 차갑게 말했다.

우재가 "너 진짜 끝까지 나 모욕할래?"라며 서영을 잡은 손을 놓지 않았지만, 서영의 어조는 단호했다. "손 놔요. 부모한테 결혼 통보하고, 부모 형제 버리고, 3년간 안 찾고 산 게 나야. 그쵸? 설마 그런 여자한테 다시 잘해보자는 거야?"라고 말한 뒤 손을 뿌리치고 떠났다.

우재와 헤어진 뒤 서영은 과거를 회상했다. "너 고시 볼 건데, 뭐하러 유학은 가?", "그럼 곧 가야 되는 거냐?", "잘 챙겨먹고, 쉬엄쉬엄 몸 상하지 않게 공부해" 등 삼재의 말을 하나둘 떠올리면서 흐느꼈다.

또한 "버려진 아버지는 자기 존재 들킬까봐 벌벌하시는데, 내가 어떻게 무작정 너를 이해하냐고?"는 우재의 말을 생각하며 "아버지가 어떻게? 아버지가 어떻게?"라며 눈물을 흘렸다.

휴대폰 꺼내 상우에게 연락하려다가 포기했다. "아버지는 너. 미국에서 안 돌아오시는 걸로 알고 사셔"라는 상우의 말을 기억해내며 그저 눈물만 뚝뚝 흘렸다.

때문에 서영이 삼재에게 연락할 리 만무한 상황. 하지만 삼재는 뜻하지 않게 자신의 며느리인 최호정(최윤영)를 통해 서영의 소식을 듣게 됐다.

삼재는 우연히 호정의 친정 엄마 김강순(송옥숙)과의 통화를 엿듣게 됐다.

"지선이 아들 우재 와이프 집 나갔대"로부터 시작된 강순의 말에 "우재 오빠 와이프가 집을 나가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둘이 엄청 사이 좋았다매?", "그런데 어떻게 싸웠다고 집을 나가? 시부모님 다 계신데" 등 호정의 말을 듣게 된 것.

하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설마 자신이 아는 '우재'인 줄 몰랐다. 삼재는 "하필이면 이름이 왜 우재야?"라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러다가 "어떻게 위너스 며느리가 집을 나가? 도우미 아줌마가 더 말 안하는 것을 보면 보통 일 아니겠다"라는 호정의 얘기를 들으며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삼재는 호정에게 물어 집을 나간 위너스 며느리가 자신의 딸 서영이임을 정확히 알았다. 이에 놀란 삼재는 "집을 나가다니, 집을 나가다니, 서영이가 집을 나가다니. 이거 어떻게 된 일이야?"라는 혼잣말을 하며,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일단 삼재는 상우에게 전화부터 걸었다. 이 같은 사실을 당연히 몰랐던 상우에게는 여느 날과 다를 바 없었다. 상우가 "아버님. 어쩐 일이예요?"라고 묻자 삼재는 "어. 별 일 없나 해서"라고 답했다.

삼재는 "병원에서 별 일 있을 게 뭐 있어요"라며 잔잔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삼재가 "너 혹시 서영이 연락 같은 거 받은 거 있냐?"고 묻자 상우는 "아니요. 갑자기 그건 왜요?"라고 말했다.

삼재는 "아니. 어제 꿈자리가 좀 뒤숭숭해서"라며 서영의 가출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상우는 "지난주에 통화했을 때까지는 별 일 없다고 했어요. 잘 있다고 해요. 저 금방 들어갈게요"라고 말하며, 평상시와 다름없이 얘기했다.

그러나 뒤이어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게 됐다. 한 때 연인이기도 했으나, 지금은 서영의 시누이뿐인 강미경(박정아). 미경이 끝까지 의리를 지키며 자기 집에서 서영의 거짓말을 알았고, 우재와 이혼할 것이라면서 가출한 소식을 전해준 것이다.

그 길로 상우는 아무 정신없이 서영에게 연락했지만,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 힘든 마음을 안고 집에 겨우 왔지만, 상우를 맞이한 것은 호정 뿐이었다. 아버지에 대해서 묻자 호정은 갑자기 연락와서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고 답했다.

상우는 쌍둥이 누나 서영에게 "서영아. 이 문자보면 제발 연락 줘. 무슨 일이든, 너한테는 나 있어. 혼자 힘들어하지 말고 연락해. 어?"라는 문자를 보내놓고, 초조한 마음으로 있었다.

호정은 삼재의 옷장에서 우연히 상자를 하나 발견하게 됐다. 그 안에는 우재가 나온 신문 기사 스크랩 자료들이 담겨 있었다. 이를 의아하게 생각한 호정은 상우에게 갖고 가 물어봤다.

호정은 "오빠 혹시 위너스와 아는 사이예요? 아니 아까 아버님이 나가시기 전에 계속 위너스 집안 물어보셨거든요. 오빠는 이 사람 누군지 모르죠? 위너스 부사장 우재오빠"라고 말했다.

그제서야 상우는 서영의 소식에 관심없는 척 했던 이유, 뜨거운 부성애를 깨닫게 됐다. 혹독한 추위도 딸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막지는 못했다.

같은 시각 삼재는 밤새 우재의 집 앞 전봇대에서 서영이를 기다렸다. 강기범(최정우)와 우재의 모습만 봤을 뿐, 서영은 끝내 만나지 못했다.

허탈한 마음을 안고 집에 들어온 삼재는 바로 상우를 만났다. 아버지와 누나 생각에 도저히 잠들 수 없었던 상우가 집 앞 마당으로 나왔던 것.

삼재는 "상우야. 이 시간에 안 자고 왜 나와 있어?"라며 걱정했다. 상우는 "아버지 알고 있었어요? 누나 결혼한 거 알고 있었어요? 어떻게 알았어요? 어떻게 알았냐고?"며 따져 물었다.

이에 삼재는 "네가 그걸 어떻게?"라며 당황했다. 상우는 "어떻게 알았냐구요?"라고 묻자 삼재는 "등산 갔다가 알았어. 그 동네 평창동에 등산 갔다가 봤어"라고 적당히 둘러댔다. 차마 서영의 결혼식 모습을 봤다고는 털어놓지 못했다.

상우가 "언제요? 언제부터요? 그게 언제인데, 대체 왜 알면서 말 안 했어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숨길 게 따로 있지. 왜 그걸 숨겼냐구요? 이러고 있으면서(우재가 나온 기사 스크랩 자료) 이러고 있으면서 아버지. 아버지때문에 무슨 일 있었는지 알아요? 내가 어떤 심정으로 살았는지 알아요? 미리 말이라도 좀 해주지"라며 섭섭한 마음을 토로했다.

하지만 삼재는 그 말에도 "서영이 연락 왔냐? 너한테 연락왔어?"라며 서영이를 걱정하는 마음을 드러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상우가 "서영이 찾으러 다니신 거예요?"라고 묻자 삼재는 그대로 쓰러졌다. 이후 안정을 취한 삼재는 기운을 조금 차리자마자 서영이 소식을 또 물었다.

"서영이 연락 없냐?"는 삼재의 말에 상우는 "아직이요"라고 답했다. 상우는 "왜 말 안 했어요? 아버지"라며 서영의 결혼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있었던 이유에 대해 물었다.

삼재에게 돌아온 대답은 "서영이는 내가 알았다고 그러면 서영이는 그 순간 살아도 사는 게 아닐 거고 또 너는 중간에서 어쩔거야?"였다. 그의 각별한 부성애와 사려 깊음이 그대로 담긴 말이었다.

상우는 "아무리 그렇다고 3년넘게 모른 척 관심없는 척 어떻게 그래요?"라고 말했다. 삼재는 "무슨 염치로 아는 척을 해? 무슨 염치로 혼을 내? 나라도 나같은 아버지 버리고 싶었을텐데…"라며 가슴 아픈 말을 했다.

이어 삼재는 "너는 서영이 남편 잘 알지? 너같으면 그렇게 좋은 사람을 나같은 애비때문에 놓치고 싶었겠냐. 버리고 싶기 전에 버리고 싶지 않은 애비로 살아내지 못한 내 탓이지. 네 누이 탓 아니야"며 모든 것을 다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상우가 "아버지"라고 하자 삼재는 "미안하다. 상우야"라고 말하며 서로 끌어안고 울었다. 이렇게 부자는 가슴 속 회한을 풀었다.

하지만 서영은 우재와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지 못했다. 서영은 "거짓으로 시작해서 미안해요"라며 사죄의 마음만 전할 뿐, 그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았다.

우재는 "진짜 네 마음을 말해. 한 번쯤은 네 자존심 다 내려놓고 네 마음을 설명하란 말이야. 왜 그랬는지, 어떤 일이 있어서 그랬는지. 왜 3년 넘게 말을 못했는지. 어떤 심정이어서 말을 못했는지"라며 속마음을 털어 놓으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영의 대답은 단호했다. 서영은 "우재씨를 사랑해서 거짓말을 했든, 욕심나서 거짓말을 했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 나는 거짓말을 했고, 부모형제를 감추고 결혼했고, 그 덕에 3년을 나 자신을 속이면서 살았어. 힘들었고 후회했고, 다시는 그 생활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라고 말했다.

우재는 "다시 살자, 말자 그런 얘기 아니야. 너한테 나는 뭐였는지"라며 분노했다. 서영은 "왜 자꾸 같은 얘기를 반복해요? 아무리 100번을 물어도 내 대답은 같아"라고 말했다.

우재는 "왜 그렇게 너를 내려놓지 못해? 그 자존심이 뭐길래? 나는 너를 덮고 가려고까지 생각했어"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서영은 "누구 마음대로 덮어. 당신 혼자 생각하고 봐 줘? 내가 가증스러워서 그게 싫어서 헤어지잔거 아니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우재가 "선우한테 다 털어놓고 헤어진다고 했다매? 이럴려고 했다고? 다 털어놓는다는 게 이런거였어?"라며 서영의 날선 태도에 분노했다.

서영은 "우재씨 제발. 나에 대해서 다 안다고 생각하지마. 나는 이런 사람이야. 이런 사람이었어. 우재씨는 내가 어떤 말을 해도 이해 못해"라며 꼿꼿한 태도를 보였다.

우재가 "그래도 해. 나한테 널 이해시키란 말이야"라며 서영은 "나는 우재씨를 이해시키고 싶지 않아"라며 끝내 거부했다.

우재는 "그래서 이제 어쩔거야? 네가 버린 아버지한테 돌아갈거야?"라고 말했다. 서영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지마. 아버지 얘기 하지마. 당신하고 내가 할 일은 이제 정리하는 것 밖에 없어"라며 확고한 이혼 의지를 전했다.

우재는 오해를 풀고, 진심을 확인할 수 없었다. 오히려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더 깊어졌으며, 계속 평행선을 달리게 됐다. 두 사람이 끝내 이혼하는 아픔을 겪게 될 지 안타까움을 더해가는 가운데, 이날 방송분 엔딩이 시청자들을 마음을 울렸다.

서영은 그만 둔 로펌에서 짐 정리를 마친 후 나서는 길이었다. 서영에 대한 걱정으로 발을 동동 구르던 삼재는 그 로펌까지 갔다. 먼 발치에서 걸어오는 삼재와 서영의 눈이 마주치며 이날 방송이 끝났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3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이 과연 서로에게 어떤 말을 건넬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家長)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아버지의 진짜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드라마 '내 딸 서영이' 38회 방송분은 42.2%(AGB닐슨미디어리서치, 일일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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