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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구역 내 흡연실...청소년 흡연의 온상(?)

금연구역 내 흡연실...청소년 흡연의 온상(?)

기사승인 2014. 04. 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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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 PC방 흡연실 이용 제재 안 받아
커피전문점 내 흡연실
최근 커피전문점과 PC방 등에 설치된 흡연실에서 일부 청소년들이 흡연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인천시 중구의 한 커피전문점 흡연실 전경.<사진은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커피전문점과 PC방 등에 설치된 흡연실이 청소년 흡연의 온상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건강증진법상 100㎡(30평)이상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은 물론 청소년 출입이 잦은 PC방은 면적과 관계없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다만, 흡연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별도 흡연실 설치가 가능하지만 청소년 흡연 규제는 미흡한 실정이다.

본지가 지난달 30일부터 일주일 동안 서울과 인천지역의 흡연실이 설치돼 있는 유명 커피전문점과 PC방 등을 취재한 결과 대다수의 매장에서 미성년자들이 흡연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인천의 한 커피전문점 흡연실에서는 성인처럼 옷을 차려 입었지만 앳된 용모로 한 눈에 봐도 학생임을 알 수 있는 남여학생 2명이 서로 마주 앉아 흡연을 하고 있었다.

자신을 지역 내 고등학교에 다닌다고 밝힌 K모군(18)은 “커피 한 잔만 시켜놓으면 시간에 상관없이 흡연실에서 담배를 마음껏 피울 수 있어 커피전문점을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커피전문점의 점장과 직원들아 30분 간격으로 흡연실로 들어와 재떨이와 쟁반 등을 정리했지만, 이들을 제재하지 않았다.

점장 Y모씨는 “한가할 때는 청소년으로 의심되는 손님이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울 때 신분증 제시를 요구한다”면서도 “매장이 넓어 지속적인 신분증 검사가 어렵고 손님이 많으면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간혹 신분증 검사를 할 때 잠깐 일반석으로 자리만 옮기면 검사를 피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청소년의 흡연을 부추기고 있다.

K군과 함께 있던 P모양(18)은 “커피전문점 일반석을 주로 이용하는데, 담배생각이 날 땐 흡연실을 잠깐 들러 피우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PC방 또한 청소년들이 거리낌 없이 담배를 피우는 대표적인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와 인천 연수구 소재 PC방 10개소를 둘러보니, 절반 이상이 흡연실을 설치했다. 이곳에서도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들이 다수 목격됐다.

더욱이 청소년들이 PC방 고객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제재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서대문구 소재 한 A모 PC방 업주는 “수익이 잘 나지 않는 곳은 청소년 손님이라도 발길을 끊을까 두려워 흡연실 내에서 청소년이 흡연을 하더라도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커피전문점과 PC방 등의 흡연실내 청소년 흡연이 만연해 있으나 제대로 된 단속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서울과 인천지역 구청 관계들은 “PC방과 커피전문점 등에 대한 단속이 주간에 이뤄지다 보니 저녁때 청소년의 흡연을 적발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일반적으로 흡연실 내 흡연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자치단체로선 금연구역 내 흡연에 대한 단속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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