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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요우커 특수’ 극과 극…백화점 봄바람, 시장 칼바람

[르포] ‘요우커 특수’ 극과 극…백화점 봄바람, 시장 칼바람

기사승인 2014. 04.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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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광객 북적이는 명동 상권 가보니
남대문 시장
서울 명동은 늘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지만 남대문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백화점에 들렀다가 구경오는 이들도 있지만 지갑을 여는 관광객들은 소수다. /안소연 기자
도보로 10분 이내인 가까운 거리지만 백화점과 시장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명동 주요 백화점과 남대문 시장을 살펴본 결과 백화점은 대낮에도 중국인 관광객들로 활기를 띤 반면 남대문시장은 민망하리만치 사람이 없었다.

지난 1분기 백화점 매출은 지독한 불황 속에서도 소폭 올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내면에는 춘절 기간 한국을 다녀간 요우커들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남대문시장에서 지갑을 굳게 닫았다. 겉으로 보면 꽤 많은 인파가 있는 듯해도 시장 내부 상가에 들어서면 그 많던 중국인들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길모퉁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환전상에서 돈을 바꾸는 관광객도 없기는 마찬가지다.

남대문시장에서 여성 의류를 파는 신정원씨(51)는 “예전에는 관광객들이 꽤 많았는데 요즘 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푸념했다. 그는 “백화점에 비해 주차 시절이 부족한 것도 (관광객들이) 잘 안오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40년 동안 귀금속 가게를 운영해 온 박일수씨(60)는 “장사를 시작한 이후로 이런 불경기는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일단 남대문 시장에 대한 홍보가 잘 안 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중국인 관광객들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일본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인들도 시장에는 잘 오지 않습니다. 물론 아주 가끔 오긴 하지만 돈 잘 쓴다는 이미지에 비해 여기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상가 안으로 중국인 관광객 무리가 들어오기도 했지만 입구에서 분위기를 살피더니 이내 나가는 눈치였다. 한 상인은 “중국인들은 아무래도 비싼 물건을 사려고 하고, 시장에는 실속 있는 사람들이 와서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비교적 실속파라고 알려진 일본인 관광객들은 엔저 현상과 한·일관계 악화 등의 이유로 현재 급감한 상태다.

비슷한 시각 명동 모 백화점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주로 명품 화장품, 잡화를 취급하는 1층에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양 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있는 이들도 다수였다.

백화점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정말 무시할 수 없는 주요 고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주요 백화점들은 다가오는 노동절을 맞아 이들을 잡기 위한 프로모션도 대거 펼칠 예정이어서 근거리에 있는 남대문 시장과 대조된다.

한편 지난 9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13 외래관광객실태조사’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쇼핑 장소로 명동이 41.4%로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시내면세점(32.9%)과 백화점(26.2%)이 2, 3위에 올랐다. 동대문 시장에서 쇼핑한다는 응답자는 지난해 28.3%에서 24.9%로 줄었고, 남대문 시장이 11%에서 9.4%로 줄어 10명 중 1명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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