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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버랜드 상장,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속화’

삼성에버랜드 상장,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속화’

기사승인 2014. 06.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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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버랜드,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
지난해 9월 제일모직 인수 시작으로 지배구조 개편 '정점'
삼성 주요 순환출자 구조
삼성에버랜드가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1분기에 상장함에 따라 3세 경영을 겨냥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와병 중인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라 업계는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3일 이사회를 열어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삼성에버랜드는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있는 회사로 이번 상장 추진이 갖는 의미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에버랜드가 지난해 9월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을 5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결정한 것을 시작으로 삼성그룹은 9개월간 치밀하게 지배구조 개판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날 발표는 삼성그룹 경영권 3세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작업의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삼성에버랜드 상장 차익을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지분 매입과 상속세 재원 등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통해 그룹 전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지분매각여부가 불투명하다. 오히려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과 차녀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이 지분 매각을 통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매입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에버랜드 지분은 이 회장이 3.72%(9만3068주)를 갖고 있고 이 부회장이 25.1%(62만7390주),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이 각각 8.37%(20만9129주)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 회장 일가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 가치는 상장 후 2조724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KCC가 2011년 삼성카드로부터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매입할 당시 주당 가격인 182만원을 적용하면 이재용 부회장의 보유 지분 가치는 1조1418억원, 이부진·이서현 사장은 3806억원, 이 회장은 1694억원이 된다.

이 부회장은 1996년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주당 7700원(지분 매입금액 48억3000만원)에 사들인 만큼 지분가치 차액은 약 240배에 달한다.

지난달 8일 삼성SDS 상장 계획에 따라 이 부회장은 15년 만에 투자액의 약 20배에 달하는 1조원 넘는 상장 차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 11.25%(87만4312주)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이 회장 일가 외에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삼성카드,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물산으로 18.48%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현재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뤄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순환출자 구조의 정점에 있다.

결국 삼성에버랜드 상장을 통해 삼성그룹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해온 일련의 그룹 사업재편 및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다.

업계는 사업이관 3건(패션·건물관리·전자부품 재료), 합병 3건(SDS-SNS, 종합화학-석유화학, SDI-제일모직), 사업매각 3건(코닝정밀소재, TSST, 테크윈의 MDS)에 이어 이번 상장 결정으로 사업재편의 정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인수 결정 이후 건물관리 사업을 에스원[012750]에 매각하고 급식과 식자재 유통 사업을 분리, 삼성웰스토리를 신설하며 사업을 조정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이 부회장(25.10%) 등 총수 일가 지분율이 45.56%에 달해 계열사와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및 과세 대상이었다.

그러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외식 및 건물관리 사업을 떼어내고 패션사업부문을 인수함으로써 공정거래법상 문제 소지가 많은 부분을 떨쳐냈다.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인수를 발표한 지 나흘 뒤인 지난해 9월 27일에는 삼성SDS가 삼성SNS를 흡수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삼성SNS는 이 부회장 지분율이 45.7%로 높은 편이었고 내부거래 비율도 55.6%에 달했지만, 삼성SDS와의 합병으로 오너 일가 지분이 19.1%로 낮아져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다.

지난 3월 31일에는 삼성SDI[006400]가 소재사업만 남은 제일모직을 합병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합병으로 삼성SDI-제일모직-삼성전기-삼성테크윈-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내 전자사업 수직계열화는 더욱 공고해졌다.

사흘 뒤에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이 합병한다는 결정도 내려졌다. 그러면서 사업 재편 범위가 전자에서 중화학으로까지 확대됐다.

끊임없이 상장설이 제기되던 삼성SDS는 지난달 8일 연내 상장을 공식화하면서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승계가 가속화된다는 분석이 더욱 힘을 받았다.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은 11.25%로, 오너 일가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SDS가 삼성SNS 합병함에 따라 지분 비중은 지난해 초 8.81%에서 2.44% 포인트 높아졌다.

이 부회장이 가진 주식 총수는 870만4312주로 이를 현재 장외가인 주당 14만원대로 계산하면 지분 평가액이 1조2800억원대에 달한다.

삼성SDS는 1999년 초 230억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액면가로 발행하면서 당시 이재용 상무에게 주당 715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줬다. 따라서 단순 계산으로도 이 부회장이 약 50배에 달하는 차익을 올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삼성그룹 건설부문 계열사인 삼성물산[000830]과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의 합병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7월부터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장내에서 꾸준히 사들이기 시작해 현재 지분율을 7.81%까지 확대, 2대 주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건설부문 삼성그룹 계열사에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외에 지주사인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중공업[010140]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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