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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회정 부부 순차적 자수에 숨은 의도없나

양회정 부부 순차적 자수에 숨은 의도없나

기사승인 2014. 07. 2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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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파 지휘부가 배후에서 작용한 '기획 자수' 의심돼
검찰, 유병언 '운전기사' 지명수배
검찰에 지명수배 된 상태에서 도피 행각을 벌이다 29일 전격 자수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씨./사진=뉴시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도피를 도운 핵심조력자 김명숙씨(59·여·일명 김엄마)에 이어 유 전 회장 최측근인 양회정씨(55)까지 검찰에 잇따라 자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양씨의 경우 전날 부인 유희자씨(52)가 김씨와 함께 자수한지 불과 하루 만에 자수한 만큼 모종의 의도가 숨어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지명수배 됐던 구원파들의 이 같은 잇단 자수는 그들 사이에 종교적 지도자로 추앙받던 유 전 회장이 이미 사망하고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44·구속)까지 검거되면서 더 이상 도피생활을 하며 보호해야할 대상이 사라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마침 변사체로 발견된 유 전 회장이 은둔했던 장소를 수색하고도 검거에 실패한 사실이 드러나 궁지에 몰린 검찰이, ‘자수하면 불구속 수사하고 선처하겠다’고 공언한 지금이 바로 도피생활을 정리하기에 가장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같은 표면적 이유 외에 두 달 이상 검경의 추적을 피해 다녔던 이들이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자수하는 데는 또 다른 숨겨진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구원파 지휘부 의사결정…기획된 ‘자수’?

우선 이들이 자수를 결심한 것은 개개인의 판단에 의한 선택이었다기보다는 구원파 조직 내 신흥 지휘부의 의사결정이 뒷받침됐을 거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유 전 회장의 사망이 확인된 시점에서 구원파 지휘부로서는 포스트 유병언, 즉 앞으로의 구원파 조직의 유지와 안정을 도모해야할 때가 왔고, 그렇다면 두 달 이상 끌어온 검찰 수사를 어느 정도 선에서 마무리할 계기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유 전 회장이 남기고 간 규모를 정확히 측정할 수 없는 막대한 차명재산의 정리나 조직의 재정비를 시작하기 위해서도 일단 검경과의 추격전을 마무리하기 위한 이 같은 결단이 불가피했을 것이다.


◇부인을 먼저 자수시킨 건 검찰 간보기?

유 전 회장의 과거 도피 행적과 사망을 둘러싼 의문점을 풀어줄 핵심 인물로 지목된 양씨가 자수하기에 앞서 부인 유씨를 하루 먼저 검찰에 자수하도록 한 것 역시 기획의 냄새가 풍긴다.

유씨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양씨로서는 검찰이 과연 약속대로 자수한 김씨나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석방시킨 뒤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하는지 확인하고 싶었을 것이다.

실제 양씨는 이날 검찰 조사에서 자수 동기에 대해 “유 전 회장의 사망으로 인한 충격으로 3일 전부터 자수 여부를 갈등하다가 어제 아내가 석방되는 것을 보고 자수를 결심했다”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또 하나 김씨와 함께 검찰이 그다지 관심을 갖고 추적하던 인물이 아닌 유씨를 검찰로 보낸 것은 과연 검찰이 양씨 자신에 대해, 즉 양씨가 유 전 회장 도피에 어떻게 관여했고, 나아가 유 전 회장의 여러 범죄에 어디까지 가담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확인해보기 위해서였을 가능성도 높다.

실제 검찰은 전날 오후 “(자수하면) 불구속 수사를 하겠다고 해놓고 단 하룻밤이라도 경찰서 유치장에서 재우는 것은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김씨와 유씨를 석방했다.

일단 구속수사를 면한 만큼 이들이 외부에서 충분히 서로 입을 맞추고 진실을 조작할 가능성이 열려버린 셈이다.

그동안 유 전 회장과 대균씨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늘 구원파보다 한 발 늦는 모습을 보여 온 검찰이 김씨와 양씨 등 주요 피의자들의 신병까지 확보한 상태에서 또 다시 이들의 잔꾀에 넘어가진 않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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