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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교황과의 따뜻한 교감 100시간…오늘 출국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교황과의 따뜻한 교감 100시간…오늘 출국

기사승인 2014. 08. 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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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 제공 =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장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와 우리 곁을 따뜻하게 적셨다.

지난 14일 서울공항에 첫 발을 내딛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후 4박 5일간의 방한 일정 내내 특유의 ‘파격 행보’로 우리나라 곳곳을 어루만졌다.

교황이 보여준 인상 깊은 첫 장면은 비행기에서 내린 뒤 불과 몇분 안에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공항에 마중 나온 가운데서도 평신도 환영단에 포함된 세월호 유족을 만나자 “세월호 참사를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희생자를 기억하고 있다”고 이들에게 전했다. 교황은 환영단과 일일이 악수하던 중 “이들이 세월호 유족입니다”라는 소개를 받자 입가의 웃음기를 물려둔 채 두 손을 맞잡고 아픔을 나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내 의전 차량으로 준비된 기아차 쏘울에 탄 뒤 손을 흔들며 서울 궁정동 주한 교황청 대사관으로 향했다.

방한 이틀째인 15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대전으로 가면서 애초 이용하기로 계획됐던 헬기가 아닌 케이티엑스(KTX) 에 탑승했다. 500여명의 일반인 승객들이 탄 열차였다. 흐린 날씨 탓에 갑작스레 계획이 바뀌었지만 교황은 “더 많은 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 기뻤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교황이 나타나자 시민들은 깜짝 놀라면서도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후 보여줬던 ‘키스와 어루만짐’은 우리나라에서도 계속됐다.

대전월드컵경기장에 도착한 교황은 흰색 지붕이 설치된 개조 차량에 올라선 채 자신을 향해 손을 내민 수많은 사람들을 손을 잡았다. 또 카퍼레이드 길목에 갓난아기가 눈에 띌 때마다 이들에게 키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카퍼레이드 도중 이를 위해 8차례나 차를 세웠다.

이날 미사를 앞두고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 학생을 제의실(祭衣室)에서 만나 손을 잡고 일일이 포옹하며 이마와 뺨에 입을 맞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달고 미사를 집전했다.

‘사제는 양 같은 냄새가 나야한다’고 말했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일정 동안 자신의 말을 그대로 행동에 옮겼다. 그는 늘 양과 함께해 양 냄새가 나는 목동처럼 서민들 가까이에서 이들의 살 냄새를 맡는 ‘거리의 사제’로서의 본분에 충실했다.

15일 아시아 청년들과의 만남에서도,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시복식에서도 그는 청년들과 참가자들이 요청하는 셀카에도 스스럼없이 응했다. 시복 미사에 앞서 카퍼레이드 도중 그는 참가자들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들고 아기들에게 입을 맞췄다. 카퍼레이드 막바지에는 차량에서 내려 또다시 세월호 유족과 손을 맞잡았다. 서울공항에서 세월호 유족들과 처음 나눈 교감은 이처럼 계속 이어졌다.

이날 오후 시복 미사를 마친 뒤에는 충북 음성 꽃동네를 방문했다. 평소 성직자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 곁에 있어야 한다고 누차 강조해 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장애우들 곁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가톨릭 교회의 수장’ 프란치스코 교황은 격식을 따지지 않는 소탈한 행보로 파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그가 보여 준 ‘파격’은 대립과 갈등으로 얼어있던 한국땅을 녹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한 뒤 오후 1시 로마행 비행기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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