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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760일 동안 국회서 낮잠 자는 서비스산업발전법

[사설]760일 동안 국회서 낮잠 자는 서비스산업발전법

기사승인 2014. 08. 1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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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국민들의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데 정작 민생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최장 760일, 평균 385일이나 쿨쿨 잠을 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에서 관련법을 발의하고, 국회의 처리를 요청했지만 여야 간의 자존심 싸움과 소통부재, 이해관계의 충돌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국회가 말로만 민생국회, 민생경제를 외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국회가 허송세월을 하면 할수록 멍드는 것은 국민들이다.

국회와 관련 정부 부서에 따르면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급히 처리할 법안으로 정한 19개 법안이 국회에서 평균 385일나 잠을 자고 있다. 가장 깊이 잠든 것은 2012년 7월 발의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으로 무려 760일나 지연되고 있다. 이 법은 보건·의료, 관광, 콘텐츠, 교육, 금융, 물류, 소프트웨어 등 7개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의 근간이 된다. 의료 민영화 등 이익단체의 반발이 있기는 하지만 국회가 의지가 없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안에 유해시설이 없는 관광숙박시설의 설치를 허용하는 관광진흥법은  679일째 잠자고 있다. 주택법은 699일간, 마리나 항만의 조성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은 666일, 국가재정법은 691일째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400일 이상 잠자고 있는 것만 해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452일, 산재보상보험법 445일, 의료법 442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433일 등이다. 정부는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국회는 손 놓고 있는 형국이다.

민생법안이 이 꼴이 난 것은 정치권의 의지부족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모든 법안은 이해 당사자가 있기 때문에 찬성도 있고 반대도 있다는 것을 우린 알고 있다. 그래서 법률을 통과시키는 게 어렵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국회가 경제회생을 위한 뚜렷한 목표, 당리당략이나 당사자의 이해관계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민생법안을 이런 식으로 내팽개치지는 않을 것이다. 말로는 민생우선 하면서 정치적 계산만 하고 있는 정치권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여야 지도부의 지도력 부재도 한 몫을 했다고 봐야 한다. 정치권은 표를 얻는 데만 지도력을 발휘하려하지 말고, 당장 시급한 법안을 처리하는 데도 지도력을 모아야 한다. 새누리당은 경직된 자세를 버리고, 야당의 주장 가운데 받아들일 것은 받아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도 민생우선을 위해 협조할 것은 협조해야 점수를 딴다. 민생법안을 몇 백일씩 썩히면서 입으로만 '민생' '민생' 해서는 안 된다. 이제 선거가 끝나 민생법안이 안중에도 없을지 모르지만 국회는 제발 입으로만 민생을 외치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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