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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의 Zoom-人] ‘시선집중’…재벌가 며느리파워

[정해균의 Zoom-人] ‘시선집중’…재벌가 며느리파워

기사승인 2014. 09. 0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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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가(家) 여성들이 1600억원대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장손’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구명운동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탄원서 제출은 범(凡)삼성가의 맏며느리 손복남 CJ고문의 간절한 도움 요청이 있었고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이를 받아들여 성사됐다. 삼성과 CJ 사이에서 법정까지 가는 상속 분쟁이 해빙무드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CJ그룹의 막후 실세로 알려진 손 고문은 범삼성가 여성 중엔 가장 웃어른 격이다.

특히 2012년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상속소송 제기 이후엔 용인 선영에서 지내는 이병철 선대회장 추도식(11월 19일)은 따로따로 지냈지만, 홍 관장만큼은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지내는 선대회장의 제사를 챙기며 가족의 인연을 이어왔다.

재벌가는 그동안 며느리의 바깥 활동을 제한해 왔다. 국내 유명 대학을 나오거나 해외유학까지 다녀온 재원이 적지 않지만 경영에 참여하거나 대외 활동에 나서는 여성은 거의 없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인이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대표적이다.노 관장은 서울대 공대를 거쳐 런던 정치경제대(LSE), 시카고대 경제학과 등지에서 공부했다. 시카고대학 유학 시절 최 회장을 만나 1988년에 결혼했다. 98년 시어머니 박계희 여사로부터 워커힐미술관을 물려받았고 2000년부터 아트센터 나비로 이름과 성격을 바꿔 운영 중이다.

그러나 최근 이런 풍속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경영에 참여하거나 대외활동에 나서는 며느리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경영 일선에 나선 며느리들이 한결같이 위기를 맞고 있다. 재벌가 며느리들 가운데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을 제외하곤 모두 초라한 경영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양귀애 대한전선 명예회장, 최은영 한진해운 전 회장은 각각 2003년, 2004년, 2007년에 재벌가의 전업주부에서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다. 남편 사망 후 전업주부에서 경영자로 변신한 이들의 공통점 외에 세 명 모두 경영자 집안의 딸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특히 최 전회장과 현 회장은 ‘금녀(禁女)’의 영역이라 불리는 해운업계에 뛰어든 점이 교집합을 만든다.

하지만 지난 4월 최 회장이 한진해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최 회장의 8년 독자경영이 막을 내린 가운데 비슷한 인생 항로를 지나온 현 회장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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