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객전도’된 휘발유 가격…세금 52% 차지

휘발유 제품가보다 세금이 더 비싸

국내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휘발유 1리터에 붙는 세금이 제품 가격보다 더 비싼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7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1∼8월 보통 휘발유 1리터에 부과된 세금 총액은 969.27원이다. 이는 업계의 세전 휘발유 평균 가격 899.87원보다 79.3원 더 비싸다.

세전 가격에 총 969.27원을 더하면 일선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평균 가격은 1869.14원으로 뛴다. 휘발유 소비자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1.9%에 달한다.

휘발유 1리터에 붙는 세금은 △교통에너지환경세 529.0원△교육세 79.35원△주행세 137.54원△수입부과금 16.0원△관세 20.47원△부가세 186.91원 등이다.

기름값에서 배(공급가)보다 배꼽(세금)이 더 커진 것은 세전 휘발유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데 비해 세금은 제품 가격 변동에 관계없이 고정됐기 때문이다.

1∼8월 세전 휘발유 평균 공급가(리터당 899.87원)는 2011년 평균 952.28원과 비교해 52.41원(5.5%) 떨어졌다. 동기간 원·달러 환율은 1108.11원에서 1041.64원으로 66.47원(6.0%) 떨어졌다.

반면 휘발유에 부과되는 리터당 세금은 2011년 976.98원, 올해 969.27원으로 7.71원(0.8%) 내려 큰 변동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세금을 더한 최종 판매가는 2011년 리터당 1929.26원에서 올해 1869.14원으로 3.1%(60.12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정부는 세수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만만치 않아 선뜻 손을 대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작년 국세수입(201조9065억원)에서 교통에너지환경세(13조2477억원)의 비중은 6.6%다. 올해는 7월 현재까지 연간 목표액 13조5000억원 가운데 7조4000억원을 징수해 세수 진도율 54.9%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