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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인터뷰 36.5℃] ‘홈 딜리버리 바나나’ 소비자를 위한 맛있는 도전

[파워 인터뷰 36.5℃] ‘홈 딜리버리 바나나’ 소비자를 위한 맛있는 도전

기사승인 2014. 10.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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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성 ‘스미후루’ 지사장
‘로즈 바나나’ ‘바나플’ 등
특화된 품종으로 시장돌파 성공
올 매출 1500억… 업계 2위 우뚝
유통문제의 큰 산 ‘시간싸움’
운영시스템 강화해 보안 예정
박대성 스미후루 코리아 지사장-06
박대성 스미후루 지사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바나나를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10월 말 즈음에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병화 기자photolbh@
1980년대 후반 국내 바나나 시장은 ‘일반 바나나’의 전성시대였다. 당시 한 송이에 1만원이 넘을 정도로 고급과일로 여겨지던 바나나는 필리핀의 ‘로우랜드(lowland)’에서 자란 품종만 수입·유통됐다.

이후 90년대 초, 수입자유화가 되면서 바나나의 가격이 저렴해지고 시장이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종류와 품종이 세분화되고 고급화됐다. 바나나는 토양과 해발 고도에 따라 맛의 차이가 큰데, 로우랜드 외에도 미들랜드(middleland)·하이랜드(highland)에서 자란 프리미엄 바나나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

특히 다국적 청과기업인 바나나 전문회사 ‘스미후루’는 품종 다양화에 앞장섰다. 2006년 국내 최초로 고산지 바나나 ‘스위트 마운틴’을 론칭하고, 이후 프리미엄 바나나 ‘감숙왕’을 내놨다. 지난해엔 1% 바나나로 달콤하고 크리미한 식감이 특징인 ‘로즈 바나나’와 사과 맛이 나는 ‘바나플’을 시장에 선보였다.

이런 특화된 제품들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시장의 후발주자였던 스미후루가 글로벌 청과기업인 델몬트와 돌코리아가 꽉 잡고 있던 국내 바나나 시장을 돌파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지난 18일 스미후루코리아의 선장(船長) 박대성 지사장(44·사진)을 서울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 스미후루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경쟁사들이 바나나 외에도 종합 청과회사로서 파인애플·오렌지·키위·자몽 등 품목을 다양화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면, 스미후루는 바나나에 특화하고 있다”면서 “바나나의 전문성을 키우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3년 설립된 스미후루코리아를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그는 바나나 신품종에 이어 또 다른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바나나 홈 딜리버리 서비스’가 바로 그것.

박 지사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바나나를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10월 말 정도에 오픈할 계획”이라며 “식품 중에서도 손상이 잘 되는 후숙 과일인 바나나를 택배를 이용해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것은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위험부담이 크지만 스미후루가 바나나 홈 딜리버리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기 위해서다. 과거와는 달리 유통 채널의 매대에 진열된 바나나만 8종이 넘고, 품종·품질이 각기 다르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바나나를 저관여 제품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지사장은 “마트에 가면 소비자들이 바나나를 한참 고르지만 결국 맛없는 것을 골라간다”며 “아직 바나나의 구매기준이 명확지 않는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홈 딜리버리로 소비자에게 맛있고 영양이 풍부한 바나나를 제대로 된 지식과 함께 전달하고 싶다”며 “이를 통해 시장을 바꿔나가면서 바나나를 고관여 제품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뉴뉴
스미후루는 뛰어난 맛과 품질의 바나나를 집까지 직접 배송해 주는 홈 딜리버리 서비스를 오픈했다.
스미후루코리아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바나나 시장에서 4~5위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시장 2위 업체로 훌쩍 성장했다. 수입 바나나 시장 점유율은 25%다. 2004년 바나나 50만 상자에서 올해는 700만 상자를 유통했다.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매출도 급증했다. 2004년 70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1500억원으로 늘었다. 내년엔 180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3~4명으로 시작했던 회사 규모 역시 현재 총 100명이 넘는 근로자가 근무하는 중견규모로 성장했다.

박 지사장은 내년도 매출액 달성에 대해 “바나나 홈 딜리버리 서비스가 매출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서 반응이 좋은 미들랜드에서 생산되는 ‘스위트 마운틴’ 물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일본과 잘 협의해 일본 물량을 가져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즈바나나와 바나플을 내년에 더 확장해 기존 30만 상자에서 80만 상자로 늘려 유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에 유통되고 있는 바나나의 대다수는 필리핀에서 생산된다. 스미후루는 필리핀의 1만2000㏊(3600만평) 땅에서 바나나 플랜트를 생산 중이다. 1㏊에 2000그루 정도 심을 수 있다. 돌 아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델몬트와 돌은 국내에 로우와 하이랜드의 바나나만 유통하지만, 스미후루는 로우·미들·하이랜드 3가지 제품을 다 유통하고 있다. 이 중 미들랜드 제품인 ‘스위트 마운틴’으로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실제로 이 제품은 스미후루가 1500억대 매출을 달성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아울러 박 지사장은 바나나 유통의 어려운 점으로 ‘시간싸움’을 꼽았다. 그는 “영업할 때마다 제발 썩지 않는 물품을 팔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시간이 지나 검은 점이 생긴 상품은 제값받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바나나는 일단 후숙이 돼 노란색으로 바뀌면 그때부터 초읽기 싸움이라는 것. 이 때문에 물류센터·후숙실·영업사원·시장 거래처 등 운영적인 부분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미후루는 지난 몇 년 동안 100억원 가까이 투자해 후숙 시설을 확장했다. 올 중반기부터 또 다른 신축 후숙실 및 설비들을 보완하고 있다. 또 좋은 상품을 보는 눈을 키우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업무 공유 및 거래처 공유를 활발히 시행 중이다.

박 지사장은 향후 목표에 대해 바나나 시장 1위 달성이 아닌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서서 잘하고 있는 기업들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장을 바꿔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대성 스미후루 코리아 지사장-05
박대성 지사장은 향후 목표가 바나나 시장 1위 달성이 아닌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서서 잘하고 있는 기업들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장을 바꿔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이병화 기자photolb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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