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인종차별 초월시대’는 환상...‘퍼거슨 사태’로 분열되는 미국

‘인종차별 초월시대’는 환상...‘퍼거슨 사태’로 분열되는 미국

기사승인 2014. 11. 26. 14:1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미국에 흑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인종차별을 초월한 시대가 도래했다는 환상이 퍼거슨 사태이후 무참히 깨지고 있다. 미국에 다시 한번 흑백 전쟁의 소용돌이가 불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WP)는 “미국이 인종 차별을 초월한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환상이 퍼거슨 사태로 깨지고 있다”며 “1960년 이후 흑인 중산층 시대가 시작되면서 문화적·법적 장벽이 서서히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현실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흑백 인종의 다른 시선에 대해 설명했다.

WP에 따르면 흑인 마이클 브라운(18)이 백인 경관 대런 윌슨(28)에 의해 총격사살된 퍼거슨 사태와 관련해 사건이 일어난 세인트루이스카운티의 백인 주민의 62%는 ‘경찰의 총격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답한 반면 흑인 주민의 65%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답했다.

마찬가지로 ‘브라운이 피부색으로 인해 목표가 됐는가’는 질문에도 77%의 백인은 ‘아니다’라고 답한 반면 흑인의 64%는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CNN이 미국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윌슨 경관이 살인으로 처벌받아야 하는가’란 물음에 흑인, 히스패닉 등 비백인의 54%가 동의한 반면 백인의 경우 23%만이 동의했다.

WP의 흑인 기자 조나단 케이프하트는 퍼거슨 사태 관련 칼럼에서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사람들과 경찰의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공공장소에 뛰지 말 것, 특히 손에 무언가를 들고 뛰면 훔친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으므로. 경찰에게 말대꾸하지 말 것, 신분증을 꼭 가지고 다닐 것’ 등의 행동 지침을 가르쳤으며 성인이 된 현재에도 집 밖을 잠깐이라도 나갈때면 운전면허증, 워싱턴포스트 기자 명함, 동료의 연락처까지 챙긴다”고 고백했다.

미국은 현재 백인 경관을 기소하지 않기로 한 대배심의 결정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수도 워싱턴DC와 경제 중심지 뉴욕, 그리고 서부 최북단 시애틀시에서부터 남부 마이애미시에 이르기까지 인권 활동가를 중심으로 평화 시위가 열렸으며 퍼거슨시와 흑인밀집지역에서는 약탈과 폭동도 있었다.

미주리주 퍼거슨시는 이틀째 전날과 마찬가지로 밤샘 행진을 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전날 약탈과 방화로 퍼거슨 시내 건물은 최소 12채가 전소됐으며 다수의 상점 주인들이 가게 파손과 금품 도난을 호소했다. 퍼거슨시가 속한 세인트루이스카운티에서만 절도와 무단침입 혐의로 무려 82명이 체포됐다.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가 전날 백악관 앞에서 집회를 연 데 이어 이날은 아침부터 경찰청 앞, 시의회 앞 프리덤광장 등지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1000명이 유니온스퀘어에 모여 ‘살인자 경찰들을 감옥으로 보내라’, ‘퍼거슨에 정의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평화시위를 벌였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