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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퍼거슨시 건조한 반응 이유 “흑인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이기 원해”

오바마 퍼거슨시 건조한 반응 이유 “흑인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이기 원해”

기사승인 2014. 11. 2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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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시 소요사태에 대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견 무미건조한 반응이 도마에 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에도 미주리주 퍼거슨시 사태를 언급하면서 “폭력 행위에 관용은 없다”며 시위대의 자제를 재차 촉구했으나 사태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미 CNN은 이에 대해 오바마가 어느 편을 들거나 대배심의 결정에 코멘트를 하지 않는 ‘주저함’이 연설이 인종에 관한 혼란과 소용돌이에 보태지 않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 좌절감은 단순히 특정 사건에 대한 것이 아니라 많은 유색인종 공동체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좀 더 생산적인 방식으로 그러한 좌절감을 표현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런 폭력 행위에 대해 변명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지만 지역사회를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동정심도 가질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CNN은 또한 “흑인이 자신의 당선이 인종차별을 초월한 시대로 이끌기를 바랐던 오바마의 바람과는 달리 인종 관련 갈등은 오바마를 놔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민권운동가 줄리안 본드는 “대통령은 어느 방향으로도 기울어지지 않으려고 늘 비틀거리고 있다”며 “그는 흑인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 점이 오바마를 굉장히 제한하고 있으며 그가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이 1년 전과 비교해 달라졌다는 분석도 있다.

전날 마이클 브라운을 총격 사살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에 불기소 결정을 내려진 후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법의 지배 위에 세워진 국가인 만큼 이번 결정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차분한 대응’을 거듭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절제된’ 반응은 지난해 지머먼 사건 때 보여줬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지머먼 사건이란 지난 2012년 2월 미국 플로리다주 샌퍼드에서 자경단원인 조지 지머먼이 비무장 상태였던 17세 흑인 청년 트레이번 마틴을 총으로 사살한 사건을 말한다.

지난해 7월 플로리다 주 배심원단은 지머먼에 대해 ‘정당방위’라며 무죄를 평결해 역시 전국적인 소요 사태가 일었다.

당시 플로리다 주 배심의 결정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트레이번 마틴은 35년 전의 나였을 수도 있다”며 개인적 감정을 거침없이 드러냈었다.

백화점에 가면 누군가 뒤를 따라오고 자신이 지나갈 때면 차에 타고 있던 사람이 문을 걸어잠그는 소리를 들었던 기억을 회상하기까지 했다.

조지타운 대학에서 흑인 역사를 가르치는 마샤 채틀레인은 “이번 미주리주 대배심 결정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해와 비교해 훨씬 공허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흑인 청년 마틴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던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엔 그러지 않았고, 이번 미주리 주 퍼거슨 시 폭력 시위에 대해서도 한층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사건이 ‘정당한 법 집행’이라는 것과 좀 더 연관이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겠지만 채틀레인은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대해 빨리, 다른 방식으로 언급을 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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