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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3천억원 새만금 공사, 지역업체라 참여?

[Why?]3천억원 새만금 공사, 지역업체라 참여?

기사승인 2014. 12. 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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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개발청 "국가계약법 무시 못해"
명분과 달리 현실은 업체들 공사비 빼먹기 '급급'
새만금 도로공사
새만금 동서2축 도로 계획도/제공=국토교통부
새만금 도로건설공사 입찰과 관련 지역건설업체 참여분 확대가 논란이 되고 있다. 3천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국가 공사에 지역 건설업체들이 참여 지분을 늘리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것이다. 지역 건설업계와 정치권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참여분이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법규까지 무시하면서 부실 우려가 높은 지역 업체의 참여분을 늘리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23일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총공사비가 3223억원에 달하는 새만금 동서2축 도로건설공사 1·2공구를 이르면 이달 말 기술제안입찰 방식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새만금 신항만∼새만금·전주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이 공사의 1공구 공사금액은 1927억원, 2공구는 1296억원에 달한다.

새만금개발청은 연내 기술제안입찰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하고 실시설계와 착공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술제안입찰 제도는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업체가 공사를 따는 최저가입찰제와 달리 기술과 가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기술력 있는 중소 건설업체의 입찰 참여를 늘리기 위해 도입된 이 제도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져도 기술경쟁력이 있으면 평가 점수를 만회할 수 있다.

‘먹거리’가 부족한 전북지역의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보긴 드문 대형공사인 만큼 많은 관심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

지역 건설업계는 지난해 10월 시행된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공사 등의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사업시행자가 지역기업을 우대할 수 있다는 권고 조항을 근거로 참여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구 국회의원과 도청 등도 같은 목소리를 내며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윤재호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장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이번 공사의 기술제안서 평가기준에 지역건설업체 참여에 대한 배점을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2010년 새만금 방수제 공사와 같이 최소 30% 이상 참여할 수 있도록 평가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만금개발청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가계약법 제4조·제5조 규정상 87억원 이상 규모 공사는 국제입찰로 판단, 세계무역기구(WTO) 기준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역 건설업체에 참여분을 주는 것은 법규정 위반이라는 것이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새만금 특별법이 국가계약법보다 우선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참여분을 줄 수는 없다”며 “더군다나 이미 기술입찰제안제 시행으로 기술력 있는 지역업체들의 참여도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지역업체 참여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기술개발은 뒷전이고 공사 이윤만 따먹는 지역업체가 대부분인 현실을 감안한다면 참여분 요구는 과하다고 지적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사실 발주처도 가장 공사를 잘하는 하나의 업체가 일괄 시공하길 바란다”며 “시공능력이 검증 안 된 지역업체들이 기술력과 관계없는 이유로 공공공사에 지분 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 대형건설사들은 평가심사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역업체와 공동 도급으로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입찰 후에는 이윤의 일부를 지역업체에 떼어 주고 공사는 별도로 진행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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