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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에 놀아났다” 풀려나도 참수돼도 ‘함정’...IS 진짜 목적은?

“IS에 놀아났다” 풀려나도 참수돼도 ‘함정’...IS 진짜 목적은?

기사승인 2015. 01. 2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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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와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 출처=TBS뉴스 캡처
일본인을 인질로 잡은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정 세력이 사형수를 29일 일몰 때까지 터키의 국경으로 데려오라는 메시지를 공개한 가운데, IS의 목적은 미국과 일본의 관계에 악영향을 주고 나아가 유지동맹의 분열에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일간겐다이는 IS가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後藤健二·47)의 석방 조건을 변경한 것을 두고, 새로운 요구(요르단 사형수와의 교환)는 미·일 분단을 겨냥한 성공적 함정이라 지난 28일 분석했다.

아마키 나오토(天木直人) 전 레바논 주재 일본대사는 일간겐다이에 “IS가 (일본에) 우호적인 제 3국을 끌어들인 것은 오히려 협상의 장애물이다”면서 “요르단에게 자국민 생명보다 일본인을 우선하기는 어려운 조건이다. 일본인만 석방된다면 일본으로부터 거액의 인도적 지원을 얻는 대가로 자국의 조종사를 버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요르단 배후의 미국은 일본이 빠져나가는 것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며 IS와의 협상을 미국이 반기지 않을 것이라 시사했다.

IS에 인질로 잡힌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는 지난해 12월 미군 주도의 군사작전에 참가했다가 IS에 피랍됐다. 미국으로서는 미군 주도에 참가했다가 잡힌 타국의 ‘용감한 조종사’를 방치할 수도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달 초 미군 특수 부대가 헬기를 이용해 낙하, 조종사 구출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아마키 전 외교관은 “아베 신조 정권이 고토의 석방을 위해 서두른다면, 요르단이 아닌 미국과의 관계악화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면서 “일본을 비롯한 유지동맹에 포함된 나라 약 60여개국과 기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아베 정권이 IS와 교섭한다면 미·일 양국의 분단을 시작으로 유지동맹의 결속에도 금이 가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이것이야 말로 IS가 생각하는 약점이며 인질과 요르단 사형수 교환 요구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도 IS가 유지동맹의 와해를 노리고, 이를 뒤흔들 테세를 갖추었다고 생각해 경계를 호소하고 있다며 아사히신문이 지난 28일 보도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IS의 인질 교환 요구에 대해 “일본이 결정할 일”이라며 일본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면서도 “어떠한 인질 사건도 (유지동맹)연합의 견고함을 시험할 수 는 없다. 60개국 이상이 참여하고 있는 연합을 매우 강하며 일본도 이에 공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24일 IS의 유카와 하루나 살해 영상 확인 후 성명에서 “동맹국인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일본의 공헌을 칭찬한다”며 “우리들은 IS를 타도하기 위해 단호한 행동을 이어가야 한다”고 유지동맹의 결속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는 미국은 미국 독자적으로 나서는 것이 아닌 국제적인 포위망에서 IS 타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일본·요르단이 IS의 인질사건에서 오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싶은 속내라고 풀이했다.

최근 CNN에 출연한 전 CIA 분석가도 이미 미국 내에서 독일과 프랑스 등이 IS의 인질 몸값 요구에 응했는지를 둘러싸고 “유지동맹 속도 분열됐다는 인상을 준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29일 IS는 고토의 새로운 영상을 공개하고, 이날 일몰(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께)까지 사형수 데려오지 않으면 요르단 조종사를 살해한다는 메세지를 전했다.

그러나 요르단으로서는 사형수를 내어주게 되면 테러단체와 협상한 꼴이 되어 버리고, 내주지 않는다면 자국의 조종사와 일본인 인질까지 잃게 된다.

일본과 요르단 양국 정부가 이날 IS와 협상을 하게 된다면 국제적인 유지동맹에 분열을 가져오게 되고,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양국 국내의 비난을 피할 수 없게되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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