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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LIG손보 분식혐의 파장]무리한 M&A, 그룹 ‘운명’ 흔든다

[KB LIG손보 분식혐의 파장]무리한 M&A, 그룹 ‘운명’ 흔든다

기사승인 2015. 02.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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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우조선해양 인수 포기…3000억 이행보증금 잃어
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인수시 '풋백옵션'으로 법정관리
M&A
인수합병(M&A)은 기업의 성장엔진 확보의 발판이 될 수 있으나 자칫 무리한 M&A는 그룹의 운명을 흔드는 ‘괴물’이 되기도 한다.

다수의 대기업들이 M&A 실패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알짜 계열사를 팔거나 심지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한화의 성장사는 M&A의 역사’라고 꼽힐 정도로 굵직한 M&A를 성공시켰지만 ‘대우조선해양’이라는 뼈아픈 실패도 경험했다.

한화는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인수가격 6조5000억원의 5%인 3150억원을 이행보증금으로 냈다.

그러나 한화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중도금을 마련하지 못해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당시 보유현금이 2조원대에 불과했던 한화는 부동산, 계열사 주식 등 자산을 매각해 나머지 자금을 마련하려 했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자산의 가치가 급락했으며 인수자금을 지원키로 했던 투자자들도 투자 의사를 철회했던 것이다.

한화는 인수계약이 무산되면서 이행보증금 3000억원을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에 몰취당했으며 이후 이행보증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한화그룹 측은 “현재 대법원에서 상고심 심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M&A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FI)의 무리한 ‘풋백옵션’으로 결국 ‘승자의 독배’를 마신 기업도 있다.

바로 대우건설을 인수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이야기다.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11월 대우조선해양 지분 72.1%를 인수했다. 전체 인수금액 6조4000억원 가운데 118개 은행으로 구성된 FI로부터 주당 2만6000만원에 약 3조5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는 대신 풋백옵션 계약을 맺었다.

2009년 12월15일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3만1500원에 미치지 못하면 FI의 지분 39.6%을 3만1500원에 되사주기로 한 것.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과 해외사업 부진으로 대우건설 주가는 하락했고, 결국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을 다시 매각했다.

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결국 그룹 지주사인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웅진그룹의 극동건설 인수도 ‘레버리지(Leverage·차입 인수)’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웅진그룹은 2007년 론스타로부터 극동건설을 6600억원에 인수했다. 전체 인수자금 중 5000억원은 금융권으로 부터 자금을 차입했으며 1600억원은 자회사들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이어 차입금 압박에도 불구하고 웅진은 2008년 웅진케미칼을 인수하고, 2010년 서울저축은행까지 사들이는 등 지속적으로 M&A에 나섰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극동건설은 유동성 위기에 처했으며 이는 그동안 출자 및 자금대여, 연대보증 등 극동건설 지원에 나섰던 웅진그룹 지주사인 웅진홀딩스와 계열사로 전이됐다. 결국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은 2012년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됐다.

M&A 업계 관계자는 “M&A에 실패하는 경우는 △시너지효과에 대한 분석 실패 △인수회사의 부채에 따른 이자부담 △인수자금 목적의 차입금 부담으로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너지분석 실패로 합병 후 손실이 커지면 투자수익이 저조하게 되고 이자부담이 커지는 등 무리한 지금조달에 대한 부담도 증가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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