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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오류 막을 수 있나…개선안 실효성 ‘글쎄’

수능 오류 막을 수 있나…개선안 실효성 ‘글쎄’

기사승인 2015. 03. 1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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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출제진 확대 , 특정 대학 카르텔 방지책 등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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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대성학원 ‘2015 대입입시 설명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정시지원 배치표를 보고 있다./제공= 아시아투데이 이병화 기자
최근 잇따라 수능 출제오류로 홍역을 치른 교육부가 외부 전문가 확대 등 수능 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출제 오류의 주 원인으로 꼽히는 교수 위주의 출제방식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교육부 수능개선위원회는 17일 ‘수능 출제오류 개선안 및 난이도 안정화 방안(시안)’을 발표했다. 지난 12월 수능개선위를 구성해 3개월간의 논의 끝에 내놓은 대책이다.

개선안의 주요 내용은 출제 오류를 막기 위한 출제 기관·외부 전문가 확대로 우수 출제인원 확보 △출제-검토진 이원화 강화 및 검토진 위상 제고 △오류 가능성 및 최근 근거자료 확보 등 문항 검토 강화 △EBS 70% 연계 방식 유지 및 영영지문 연계 방식 개선 등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된 개선안이 ‘땜질직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그간 출제 오류의 주 원인으로 지적돼 왔던 교수 위주의 폐쇄적인 출제 방식이 개선되지 않아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발표된 개선안에는 출제위원들의 특정 대학 편중현상을 막는 대책이 빠지고 교사 출제위원 확대 방안도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 현재 출제위원 가운데 교수와 교사의 비율은 6대 4 정도이고 국어, 영어, 수학의 영역에서 교사 비중은 35% 정도로 더 낮다.

출제위원의 대학 비중을 보더라도 서울대 출신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16일 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학년도 수능 출제위원 중 서울대 출신은 과학탐구이 41.2%(34명 중 14명), 사회탐구 31%(42명 중 13명), 국어영역은 30.6%(36명 중 11명)였다.

그동안 출제 오류를 걸러내는 교사 위주로 이뤄진 검토진들이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에 출제 오류가 잦았다는 지적이 줄곧 있어 왔다.

검토진들이 대부분 교사들로 이뤄져 있어 출제위원인 대학교수들에게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는 것. 개선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수 1명을 검토진에 배치하도록 했으나 한 명의 교수가 모든 오류를 잡아내기란 어렵다는 점에서 미흡한 대책이라는 평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수능 출제 오류의 이유로 지적된 것 중 하나가 관행적·폐쇄적 출제방식인데 특정 대학 출신 중심의 출제방식은 개선되지 않아 실효성이 의문”이라며 “사탐·과탐의 출제 인원과 출제 기간을 2일 늘리는 것만으로 오류를 검증하기에는 부족하고 땜질식 처방에 불가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수능개선위의 난이도 안정화 방안도 논란거리다. 교육부는 수능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매년 난이도를 조정해 왔으나 지난해에는 수능이 너무 쉬어 ‘물수능’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수능개선위는 평가원의 기초분석과 수능분석위의 심층분석을 체계화해 정교한 출제전략을 수립하고 영역별로 만점자가 지나치게 많이 나오지 않도록 응시집단에 대한 분석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EBS 교재와 수능의 연계율을 70% 수준으로 유지하되, 영어 영역에서 EBS 교재의 지문을 수능에 그대로 활용하는 문항(전체 문항의 70%)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 등 3가지 개선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한 관계자는 “수능개선위가 과감한 수능 개선안을 제시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며 “지금 수능 출제진이 워낙 교수 중심으로 돼 있는데 교육과정을 잘 아는 교사 중심의 출제로 틀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어 영역에서 학생들이 EBS 해석본을 외우는 문제점은 이미 다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수능개선위는 3가지 안만 제시하는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입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능개선위의 영역별 난이도 안정화 방안을 놓고 올해 치러질 수능이 작년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개선위가 올해 수능의 문항 난이도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교육과정에 기반해 안정적으로 유지하되 과도하게 만점자가 나오지 않도록 ‘적정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을 출제할 계획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이사는 “열심히 공부한 상위권 학생들이 극단적으로 쉽게 출제돼 불이익을 겪는 일은 피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따라서 전년에 비해 변별력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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