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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가짜 백수오’ 환불 놓고 줄다리기

[기자의눈] ‘가짜 백수오’ 환불 놓고 줄다리기

기사승인 2015. 05.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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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은 사회부 기자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백수오 완제품은 가짜 백수오(이엽우피소)를 사용했다는 진위여부를 가리기 어렵습니다. 열수추출로 유효성분만 빼내 식물의 조직자체가 없어 유전자 분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최근 내츄럴엔도텍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나온 내용이다. 그는 이 때문에 원료 관리를 더욱 철저히 진행해왔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결국 가짜 백수오 파동이 지난달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발표로 일단락됐지만, 소비자 피해를 보상할 길은 안갯속에 갇혔다.

시중에 유통된 완제품의 경우 가짜 백수오임을 가릴 방법이 없는 데다, 엄밀히 따지면 이엽우피소는 식약처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사용할 수 없는 원재료로 등록이 안됐다. 사용한다고 해서 식품위생법상 기준 및 규격위반으로 처벌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 때문에 ‘가짜 백수오’ 논란으로 촉발된 환불 등의 수습책을 놓고 힘겨운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4일 홈쇼핑 6개사와 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OCAP)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문제가 된 백수오에 대한 소비자피해 보상방안을 논의했다.

소비자원은 “시중에 판매되는 백수오 제품의 90% 이상이 가짜로 확인됐다”며 “기존에 판매된 제품에도 이엽우피소가 포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보상 방안을 마련하라”고 홈쇼핑 업체에 강력하게 촉구했다.

그러나 홈쇼핑 업체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식약처가 지난 2월 조사에서 내츄럴엔도텍의 원료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고, 재조사에서도 이엽우피소가 인체 위해성이 없다고 밝혀 구매시점이나 개봉 여부 등에 관계없이 무조건 환불해주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내츄럴엔도텍 역시 사과문을 통해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밝혀진 지난 3월 26일 및 27일자 입고분을 포함한 해당 로트(lot·동일 원료 및 공정으로 생산되는 단위)는 이미 식약처에서 반출불가로 봉인돼 단 1개의 제품도 생산·유통되지 않았다”면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에스트로지(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제품은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강조하며 환불할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다.

결국 거금을 주고 제품을 산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는 형국이다. 이제 백수오 사건은 소비자원과 식약처를 넘어 검찰 수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농민·주주 등 피해범위도 기하급수적이다. 기업의 도덕성은 물론 식품원재료의 안전을 담당하는 식약처의 감시망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피해가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일이다. 향후에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감시와 질타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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