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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한일, 과거사 짐 내려놓고 미래로 나가자”

박근혜 대통령 “한일, 과거사 짐 내려놓고 미래로 나가자”

기사승인 2015. 06.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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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아베 일본 총리, 한일 국교정상화 50돌 계기 기념 리셉션 교차 참석, 축사·메시지 통해 '미래지향적 새로운 협력·공영 발전 전환점 삼자" 한목소리...한일정상회담 연내 개최 '청신호'
박근혜 리셉션 참석 1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주한 일본 대사관이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연 한·일 국교정상화 50돌 기념 리셉션에서 참석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 사진=청와대 제공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해 나가자.”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주한 일본 대사관이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연 한·일 국교정상화 50돌 기념 리셉션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한·일관계을 만들어 나가자고 일본에 촉구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이날 일본 도쿄 쉐라톤 호텔에서 열린 주일 한국대사관 주최의 한·일 국교정상화 50돌 기념 리셉션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함께 손잡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비록 양국 간에 실타래처럼 꼬인 현안들이 있다”고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정부가 나서서 현안을 풀어 나가면서 협력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양국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과거사 왜곡, 독도 영유권 주장 등 그동안 한일관계 개선의 발목을 잡았던 현안들은 사안별로 분리해 대응하면서 외교·안보·경제 등은 미래지향적인 측면에서 ‘실리외교’를 추구해 나가겠다는 기조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또 박 대통령은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를 한·일 양국이 새로운 협력과 공영의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는 후세에 대한 우리의 책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를 위해 “가장 큰 장애요소인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화해와 상생의 마음으로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양국이 그런 시작을 할 때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는 한일 양국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현 정부 들어 첫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21일 마치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예방한 윤병세 외교부장관 편에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라는 뜻 깊은 해를 맞아 관계 진전을 봄으로써 새로운 50년의 원년이 되도록 하자”는 메시지도 전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이날 국교정상화 50돌을 계기로 두 나라 정상이 서울과 도쿄에서 연 기념 리셉션에 교차 참석함으로써 최악의 한일관계를 정상화로 가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아베 총리도 축사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협력 강화, 한미일 3국의 협력 강화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 중요하다”면서 “한국과 일본은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양국이 지역, 세계 과제에 협력·대처하고 국제적으로 협력하는 것은 새로운 관계 구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힘을 모아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아베 총리는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 의원연맹 회장을 총리 특사 자격으로 한·일 국교정상화 50돌 기념 리셉션에 보내 박 대통령에게 ‘중요한 이웃관계인 두 나라가 앞으로도 손잡고 양국관계의 가일층 발전을 위해 노력해 나가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일 두 나라 정상이 수교 50돌을 맞아 사실상 상대국 정부가 주최한 기념 리셉션에 직접 참석해 축사를 하면서 그동안 냉각됐던 양국관계가 사실상의 해빙 무드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과거사·교과서 왜곡으로 첨예한 갈등을 빚었던 한·일관계가 과거를 뛰어 넘어 사안별로 미래를 중시하는 실리외교로 전환됐다는 것을 뜻한다.

그동안 한·일 정상회담의 발목을 잡았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어떤 식으로든 포괄적인 합의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여 빠르면 가을께, 늦어도 올해 안에는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점쳐진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일본학연구소장)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일 정상의 교차 참석에 대해 “2년 반 동안의 경색 국면을 탈피하는 하나의 신호탄으로 봐도 될 것 같다”면서 “여러가지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을께 정상회담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수순으로 이해해도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한·일 정상이 수교 50돌을 맞아 교차 참석하는 것이 가장 큰 의미의 이벤트이며, 두 정상의 메시지도 있고, 한국의 외교장관이 도쿄까지 가 양자회담을 하고 아베 총리를 만난 것은 한일관계 방향 전환의 큰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한일 정상회담 전망과 관련해 “지금 두 정상이 서로 방문하는 것은 갑자기 세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지만 이미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과 아세안+3(한중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몇가지 국면이 있기 때문에 10월 이후에 다자회담 속에서 양자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꽤 높다”고 전망했다.

이명찬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일본외교안보)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단 양국이 지금보다 더 이상 관계가 악화되면 안되겠다는 인식에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두 나라 정상이 교차 참석을 했다는 것은 앞으로 잘 해야겠다는 것을 두 나라 국민에게 메시지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일 정상회담 전망도 상당히 밝다”면서 “이르면 가을께, 연말 이전에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일이 이미 합의한 한국 주최의 한중일 정상회담을 한 다음에 한일회담으로 가는 수순이 한국에게는 다소 덜 부담스러울 수 있다”면서 “다만 한미일 정상회담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 보다는 한일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기 위해서는 한일 별도의 양자회담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일 정부가 국교정상화 50돌을 기념하기 위해 연 이날 리셉션은 정·관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성황리에 진행됐다. 서울에서 열린 행사에는 박 대통령을 비롯해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 국내외 주요 인사 700여명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 주일대사를 지낸 이병기 비서실장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등이 자리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서청원 한일의원연맹 회장 등 정치권 인사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참석했다.

도쿄에서 열린 리셉션에도 일본 각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아베 총리는 물론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나카타니 겐 방위상, 오타 아키히로 국토교통상 등이 참석했다. 이부키 분메이 중의원 의장과 고노담화의 주인공인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 등 전·현직 국회의장, 아베 총리의 외교책사로 불리는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도 함께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 대표, 시이 가즈오 공산당 대표, 요시다 다다토모 사민당 당수 등 여야 대표와 마스조에 요이치 도쿄 도지사 등 지방자치체장들도 참석했다.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 등 외교가 거물들을 비롯해 1000여명 이상이 참석했다고 주일 한국대사관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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