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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가격 협상 시작…박삼구 회장 6000억 vs 채권단 7000억?

금호산업 가격 협상 시작…박삼구 회장 6000억 vs 채권단 7000억?

기사승인 2015. 07.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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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인수전이 초읽기에 들어선 가운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채권단이 고려하고 있는 인수가액이 1000억원 가까이 차이나며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금호산업 채권단이 요청한 회계법인 실사에 따라 산정된 지분가치는 약 5300억원 규모지만, 박 회장의 경우 4500억원 규모로 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종 변수인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할 경우 양측이 주장하는 적정 가치는 7000억원, 6000억원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진행된 금호산업 인수전이 이미 박 회장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온 만큼 가격 협상도 박 회장의 입장이 반영돼 무난하게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특히 채권단의 경우 박 회장이 인수를 포기하며 제3자 매각까지 시간을 끌 경우 계속된 주가 하락으로 투자 대비 손실만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또 아시아나항공 등 그룹 내 주력 계열사를 보유한 지주사라는 점에서 경영권을 넘길 만한 ‘적임자’를 쉽게 찾기 어렵다는 점도 힘을 보태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이 외부전문가에게 의뢰한 금호산업 기업가치는 주당 3만1000원으로 산정됐다.

박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대상인 50%+1주에 대입하면 지분 가치는 약 5334억원이다. 여기에 지난 3년간 기업 인수시장의 평균 경영권 프리미엄 38%를 적용하면 최종 매각가는 7338억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박 회장이 희망하고 있는 인수가액은 4500억~5000억원 수준으로, 최종 매각가를 6000억원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본입찰에 단독 참여했던 호반건설이 제안한 인수가(6007억원, 경영권 프리미엄 포함)를 협상의 시초가로 삼고 있어 양 측의 입장차가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4500억~5000억원에 경영프리미엄을 더해 6000억원 수준을 인수 적정가로 고려한다고 한다”며 “채권단은 그 이상은 받으려고 할텐데 박 회장은 그 정도까지 금액을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6000억원까지는 그룹 내 동원이 가능하겠지만 그 이상의 경우 외부 자금 조달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채권단 내에서도 금호산업 인수 적정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조율에 시간이 걸릴 수 있는 상황이다.

단일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자산운용(지분율 8.5%)은 금호산업의 ‘헐값 매각’에 반대해온 만큼 제 값에 팔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등 보유자산 가치를 따져보면 투자원금 1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일부 채권단의 경우 더 이상 시간을 끌기보다는 적정가에 매각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 2만원대였던 금호산업의 주가가 최근 1만5000원(14일 종가 기준)까지 급락하고 있어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안진·삼일 회계법인 실사 결과를 공개하고 이 자리에서 매각 여부와 잠정 매각가 등을 놓고 협의 중이다. 이 밖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 추가 사항에 대해 논의한 후 다음 주 중에 최종 가격을 결정할 예정이다.

박 회장에게는 이르면 다음 주 초 늦어질 경우 2주 후에 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채권단 측이 보낸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 통지에 한 달 내에 회답할 경우, 추신매매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대금 납부 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있을 전망이다. 만약 박 회장이 인수를 포기할 경우 제3자와의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을 재진행하게 된다.

한편 채권단은 연초부터 금호산업 매각을 진행해왔으나, 지난 4월 호반건설이 제시한 입찰액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금호산업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채권단은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회장과 수의계약(프라이빗 딜)에 나서기로 하고 적정 가치 산정을 위한 실사를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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