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육성이 공개됐다. 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의 신격호 총괄회장의 직인이 찍힌 임명장도 함께 공개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31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육성 녹음을 공개하며 지난 27일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신동빈 회장 등을 해임한 것이 아버지의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으로 임명하며 차남을 후계자로 승인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7월17일자 문서도 공개했다.
지난 15일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이틀 만에 만들어진 문서다. 신 총괄회장이 글씨를 직접 쓰지는 않았지만 서명을 하고 도장도 찍었다는 데 문서를 공개한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이다.
‘아버지의 뜻’임을 확실히 알리기 위해 신 총괄회장의 육성 녹음 파일도 공개했다.
녹음에서 신 총괄회장은 “쓰쿠다(다카유키 사장)가 무슨 일을 하고 있나”라고 신 전 부회장에게 물었고,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 사장을 맡고 있다”고 답하자 다시 “그만두게 했잖아”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아키오(신동빈 회장)도 그만두게 했잖아”라고 덧붙였다.
신 총괄회장은 쓰쿠다 사장의 직위해제를 결정한 이후 ‘열심히 하라’던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도 “다른 데 가서도 제대로 잘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롯데그룹 측은 방송 직후 즉각 반박 자료를 내고 “경영권과 전혀 관련 없는 분들에 의해 차단된 가운데 만들어진 녹취라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면서 “총괄회장의 의중이 롯데경영 전반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할지라도 상법상 원칙을 벗어난 의사결정까지 인정될 수 없다”고 피력했다.
신 전 부회장을 한국 롯데 회장으로 임명한다는 문서와 관련해서도 “상법상 기본적인 절차와 원칙도 따르지 않았고 법적 효력도 없으며 진위도 가려지지 않았으므로 논할 가치조차 없다”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