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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일본 항의 관련 “유엔은 중립 아니라 공정한 기구” 일본 반발 거세질 예정

반기문, 일본 항의 관련 “유엔은 중립 아니라 공정한 기구” 일본 반발 거세질 예정

기사승인 2015. 09. 0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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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3일 열린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데 대한 일본 측 항의에 대해 “유엔 사무총장이나 유엔은 중립기구가 아니라 공정한 기구”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5일 관영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반 총장은 전날 다수 중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어떤 유엔 구성원으로부터 그와 비슷한 우려의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 “(그에 대해) 나는 이미 공개적으로 ‘과거로부터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로부터 정확하게 배우지 않는다면 정확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어렵다”며 “따라서 역사로부터 배우고 더욱 나은 미래를 기대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이 시점에 내가 중국을 찾게 된 가장 주요한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어떤 이들은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이 ‘중립기구’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 ‘중립기구’가 될 수 없다”며 “유엔은 공정·공평한 기구(impartial body)”라고 강조했다.

유엔은 끔찍한 잔혹 행위가 자행된 2차 대전 속에서 탄생한 기구라며 그러한 비극이 다시는 재발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반 총장은 “유엔은 2차대전의 결과물로 우리는 다시는 그런 비극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그것이 바로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발언들은 일본 정부의 항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중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데일리를 포함한 중국의 주요 매체들은 이날 반 총장의 인터뷰 내용을 톱기사로 보도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고, 많은 누리꾼이 관련 기사에 ‘지지’ 댓글을 달았다.

반 총장이 중국의 열병식 참석과 관련한 일본 측 항의에 대해 본인이 직접 TV에 나와 공개 반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본정부와 여당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중국의 항일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반 총장에게 항의문을 보낼 방침이라고 교도통신이 전날 보도했다.

반 총장은 또 “(중국이) 2차 대전 종전을 기념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나는 2차 대전에 대한 중국인의 공헌과 희생을 전적으로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열병식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훈장을 가슴에 단 노병들이 함께 나와 열병식을 지켜보는 모습이었다며 “그들의 정신은 여전히 강하고 그들의 공헌과 희생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지난 70년간 중국이 약체국가에서 세계 2위의 글로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점을 거론하며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한 뒤, “(자긍심과 성취는) 더욱 큰 책임(감)과 함께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 총장은 뉴욕에 있는 유엔 본부에서는 이달 말께 세계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면서 회의에 참석한 모든 정상에 의해 채택될 것으로 기대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 아젠다는 지구 위 70억 인구가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분명하게 표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 총장은 이번 방중 기간 중 중국의 대표적인 포털사이트인 바이두(百度) 리옌훙(李彦宏) 회장과도 만나 경제성장, 환경보호, 과학기술 등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그는 “차기 유엔 사무총장은 여성이냐”는 리 회장의 질문과 관련, 적지 않은 사람들은 여성이 가장 좋다고 말하고 있고 유엔 창설 이후 사무총장은 모두 남성이 해왔기 때문에 여성 사무총장이 탄생한다면 유엔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대답했다.

다만, 최종 결정은 모든 회원국의 선택에 달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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