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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권오준 회장, 신일철주금 소송 합의? 실적악화에 기름 붓기

[마켓파워] 권오준 회장, 신일철주금 소송 합의? 실적악화에 기름 붓기

기사승인 2015. 09.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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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금 3000억원...소송가액의 3분 1수준
"특허침해 일부 인정한 것"...합의금 실적 반영시 순손실 규모 수천억
"올해 매출 목표 63조 달성 힘들 듯"
포스코 그래픽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글로벌 최대 경쟁자인 일본 신일철주금과의 특허침해 소송전을 합의로 마무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포스코의 실적 악화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최근 주가 급락의 영향으로 유가증권 시장에서 국내 10대 그룹 중 시가총액 감소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난데다 스스로 올해 매출목표를 하향 조정한 포스코가 수천억원대의 손실까지 반영할 경우 권 회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질타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5일 포스코에 따르면 올해 포스코 그룹의 실적 목표매출은 연결기준으로 63조9000억원이다. 이는 지난 1분기까지 목표로 했던 67조4000억원 대비 3조5000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더욱이 금융투자업계 등이 내놓고 있는 매출 전망치는 포스코의 수정된 매출보다 낮은 61조원 초중반에 그치고 있다.

이런 전망치 하락은 우선 미국 금리인상 이슈로 지속되고 있는 원화 약세와 포스코의 대표적 부실 계열사인 포스코플랜텍의 영향이 크다. 환율의 영향으로 3분기 포스코는 4000억원 수준의 외화환산손실이 예상되고 있는데다, 포스코플랜텍 부실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도 5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3분기 순손실은 800억~1100억원 수준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일철주금과의 합의금으로 예상되는 2953억원이 3분기 반영될 경우 손실폭은 더 커지게 된다.

증권시장에서도 이번 합의금 이슈와 맞물려 부정적인 3분기 실적 전망으로 인해 포스코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포스코 주가는 전일대비 2.65% 하락한 18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포스코의 주가하락은 이미 지난해부터 지속돼 왔다. 권 회장이 취임이후 진행하고 있는 그룹 혁신 작업이 검찰의 포스코 비자금 수사와 계열사간 순혈주의 논란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준양 전 회장이 검찰에 소환되면서 검찰의 칼끝이 그룹 계열사와 협력사를 향하고 있어 권 회장의 운신의 폭을 줄인 것도 주가하락의 악재로 꼽히고 있다. 그 결과 상장된 포스코를 비롯한 계열사 6곳의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해말 기준 29조6831억원에서 지난 10일 기준 21조580억원으로 무려 29%나 급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주가는 당분간 반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적으로 원가절감 등을 통해 수익확보에 노력하고 있지만 검찰 수사를 비롯해 사업외적인 악재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이번 사안에 대해 포스코가 여전히 신일철주금과 제휴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소송보다는 합의쪽으로 무게를 옮겼다고 예상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이번 소송과 관련 9025억원의 소송가액에 대한 충당부채를 설정하지 않아 소송 결과에 따라 더 큰 손실을 실적에 반영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려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분기 기준으로 포스코의 국내외 계열사가 소송 중인 사건은 공개된 것만 총 207건, 소송가액은 5084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신일철주금의 소송 가액이 현실화될 경우 포스코의 타격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미국에 제기된 소송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북미시장내 포스코의 입지가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한데 따른 판단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와 신일철주금은 북미 지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멕시코에서 일본 자동차업체들을 상대로 자동차용 강판 수출을 본격화했고, 이에 신일철주금은 세계1위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과 제휴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이미 올해 초부터 양사가 소송합의를 진행 한 것으로 파악돼 왔지만 포스코는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포스코 입장에서 신일철주금과의 합의가 공론화될 경우 특허침해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어서 입장을 공식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양사의 합의금이 어느 수준에서 결정될 지 모르지만 치열한 소송전이 진행됐던 것과 달리 올해 초부터 내부적으로는 화해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안다”며 “다만 합의금이 3000억원이라는 것은 소송가액의 25~30% 수준으로 포스코가 신일철주금의 특허를 일부 침해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일철주금은 2012년 4월에 포스코와 포스코 일본 법인을 상대로 영업비밀인 기술정보를 사용해 방향성 전기강판을 제조·판매했다며 판매행위 금지 및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일본 도쿄 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에 포스코와 신인철주금은 미국 특허청과 한국 특허청에 각각 해당 특허의 무효 심판 소송을 제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와 관련 한국 특허법원은 지난 1월 신일철주금이 침해를 주장한 방향성 전자강판 특허 4건 중 3건을 특허로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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