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자들, 상속자 비율 전세계 평균 2배 넘어...67개국 가운데 5위

한국의 억만장자 상속자 비율이 세계 평균을 훨씬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1996∼2015년 동안 포브스 억만장자 명단을 분석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자산 10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 이상 부자 가운데 한국의 상속자 비율은 2014년 기준 74.1%로 세계 67개국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이는 세계 평균인 30.4%의 두배나 넘는 수치로, 한국보다 상속자 비율이 높은 나라는 쿠웨이트·핀란드(각 100%), 덴마크(83.3%), 아랍에미리트(75%)에 불과했다.

한국은 또 세계 억만장자 가운데 1%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로는 상속 부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한국의 부자는 세계 억만장자의 1.6%로, 쿠웨이트는 0.3% 안팎 정도였다.

중국은 상속 부자 비율이 2%로 가장 낮았으며 일본은 18.5%, 미국은 28.9%였다. 아시아의 경우 상속 부자 비율은 싱가포르(37.5%), 인도(33.9%), 홍콩(33.3%), 대만(17.9%), 인도네시아(10.5%)가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억만장자들을 재산 원천에 따라 상속과 자수성가로 구분했다. 자수성가 부자는 다시 창업자와 기업 오너 및 중역, 정치적 연줄이나 천연자원과 관련된 사람, 금융 종사자 등 4가지로 분류했다. 한국의 자수성가 부자(25.9%)는 창업가 18.5%, 오너 및 중역과 금융 종사자가 각각 3.7%로 분류됐다.

보고서는 세계적으로는 신흥국과 선진국을 통틀어 자수성가 부자의 비중이 늘고 상속 부자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자수성가 부자는 1996년 44.7%를 차지했고 이후 2001년에는 기술 분야의 선전으로 58.1%로 올라섰다. 2014년에는 69.6%를 차지했다.

전세계 억만장자 비율은 2014년 기준으로 미국이 30.2%로 가장 높았다. 유럽은 28.4%, 중국은 9.2%를 차지했으며, 일본의 경우 1.6%로 한국과 동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