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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자산운용업 키우는 삼성그룹…증권은?

[마켓파워]자산운용업 키우는 삼성그룹…증권은?

기사승인 2016. 05. 1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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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내 입지 좁아진 삼성증권, 자산운용이 대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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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이 정부의 규제 완화로 올해 안에 분사를 통해 자산운용사업 확대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증권업 대신 자산운용업에 힘을 싣는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룹 내 같은 금융투자업의 중심이 삼성증권에서 삼성자산운용과 삼성SRA자산운용으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그룹에서 실질적으로 금융지주사 역할을 수행하는 삼성생명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삼성자산운용과 삼성SRA자산운용의 지분을 각각 98.7%, 100%씩 보유 중이다. 반면 삼성증권에 대한 지분율은 11.2%에 불과하다.

이는 분사 등을 통한 사업구조 재편 작업 시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하는 게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은 올 연말 액티브 부문을 시작으로 대체투자 부문도 차례로 분사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가 여러 자산운용사를 거느린 자산운용그룹의 탄생을 유도하기 위해 그간 고수해 온 ‘1그룹 1운용사 원칙’을 폐지하면서 이런 계획은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외형적인 부분만 보면 삼성증권의 기여도는 여전히 자산운용사업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삼성증권은 27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총 자본은 3조5238억원이다. 삼성자산운용과 삼성SRA자산운용을 단순 합산한 자본 3118억원, 순이익 516억의 각각 10배, 5배가 넘는다.

그럼에도 삼성그룹 내에서 증권보다 자산운용의 입지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지분구조와 성장성 때문이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이 직접 나서 부인했음에도 삼성증권 매각설이 구체적인 인수자와 매각가까지 거론되면서 꾸준히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장에서는 증권 등 비주력 금융사 매각이 진행되고 생명을 중심으로 금융업이 재편될 것이란 시각이 여전하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금융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동안 삼성그룹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방산·화학 등 비주력 계열사 매각 등 제조업분야 재편 작업은 어느 정도 마무리 지었지만 금융업 재편 숙제는 남은 상태다.

현재 삼성증권은 업계 3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마저도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면서 탄생한 미래에셋대우와 하반기 공식 출범 예정인 KB·현대에 밀려 4위로 추락할 예정이다. 바로 뒤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바짝 추격하고 있어 4위 수성도 불안하다. 당기순이익도 수년째 연간 1000억~2000억원대에서 맴돌고 있다.

이와 달리 자산운용사업은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당기순이익도 2013년 296억원에서 2014년 410억원, 지난해 494억원 등 최근 2년새 70% 가까이 성장했다. 글로벌 부동산 전문 삼성SRA자산운용은 2012년 말 설립된 이후 1년여 만에 곧바로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 측면에서도 삼성자산운용(40.99%), 삼성SRA자산운용(20.14%)에 비해 삼성증권은 9.56%로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1등 정신’을 강조하는 삼성그룹 내에서 삼성증권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질 수 있는 이유라는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그룹의 금융사업이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투자업의 경우 삼성증권보다는 삼성자산운용·삼성SRA자산운용 등을 통한 사업재편 작업이 비용이나 절차 등의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은 그룹 내에서 각자의 역할론이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상품 소싱은 자산운용이 담당하고 증권이 이를 판매하는 창구 역할을 하는 등의 협업을 하고 있다”며 “자산운용사를 키움으로써 상호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증권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것이며, 이를 위해 조만간 서초동 사옥에도 운용사와 함께 순차적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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