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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트럼프를 좋아해?...북한 매체 “트럼프, 현명하고 선견지명 있는 정치인”

북한은 트럼프를 좋아해?...북한 매체 “트럼프, 현명하고 선견지명 있는 정치인”

기사승인 2016. 06. 0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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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선전 사이트 ‘조선의 오늘’이 31일 논설을 통해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를 ‘현명한 정치인’이며 ‘선견지명 있는 대통령 후보감’이라고 언급했다. 북한은 트럼프가 대중들의 큰 지지를 얻음으로써 트럼프의 대북 정책이 미국 정치권 전반으로 퍼져나가길 원하는 모양새다.

조선의 오늘
북한 대외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사진=/조선의 오늘 웹페이지 캡쳐
평양 모란봉편집사가 운영하는 대외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은 ‘트럼프 충격으로 보는 한국의 정체성’이라는 제목의 논설을 실었다. 재중 동포학자 한영묵이 작성한 이 글에서 특히 주목을 끄는 부분은 트럼프를 “‘현명한 정치인’이고 ‘선견지명있는 대통령후보감’이다”라고 소개한 부분이다. 그는 “트럼프가 내뱉은 ‘막말공약’에는 일정한 정도로 긍정할 측면이 적지 않다”면서 트럼프가 ‘한국이 주한미군방위비를 100% 지불하지 않는다면 주한미군을 빼내겠다’라고 한 발언과 ‘북핵문제해결을 위해 북 지도부와도 직접대화도 하겠다’고 밝힌 것을 소개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 글이 북한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일개 객원 필자의 글에 불과하지만, 이 글의 논조가 북한 정권의 변화한 속내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주 스위스대사와 주 영국대사의 언론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만나서 대화할 수 있다”고 한 트럼프의 발언을 “선거용”으로 일축하는 등 그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던 북한이 트럼프의 방책이 미국에게 있어 최선이라며 우호적으로 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영국 리즈대학의 에이단 포스터-카터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트럼프는 한반도 정책과 관련한 여러가지 발언을 내놓았다. 지난 3월 W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부담이 부당하다고 밝혔는가하면, 뉴욕타임즈(NYT)와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당선되면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모두 철수시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5월에는 자신이 직접 김정은과 대화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이러한 트럼프의 대북정책 기조는 북한이 그동안 주장해오던 것과 일치한다. 북한은 계속해서 미국에 일대일 직접 대화를 제안하고 새로운 평화 협정을 체결하자고 주장해왔다.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통해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 고립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다. 주한미군 철수 또한 북한이 꾸준히 주장해오던 것 중 하나다.

반면 클린턴 후보의 대북정책은 상당히 강경하다. 클린턴은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은 핵실험으로 세계를 협박해 불량정권(김정은 정권)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북한을 더욱 압박하며 북한의 핵 협박이 성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한영묵은 트럼프의 경쟁자인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해서는 ‘우둔하다’라며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미국민이 결단코 선택해야 할 후보는 그 무슨 조선반도 핵문제해결에서 ‘이란식 모델’을 적용해보겠다는 우둔한 힐러리보다 조선과의 직접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트럼프”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트럼프의 주장을 완전히 신뢰하고 있지는 않으면서도 은근히 그가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미국 정치권 전반으로 퍼뜨리기를 바라는 모양이다. 한용묵도 자신의 글에서 “트럼프의 막말공약이 인기를 올리기 위한 선거용에 지나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조선반도문제해결을 전쟁의 방법이 아니라 대화와 협상의 방법으로 해결하겠다는것이야말로 조선에 의한 핵피격공포에 피마르는 분분초초를 보내고있는 미국에게 있어서 최선의 방책이 아니겠는가”라며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에게 최선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에 대해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트럼프가 당선돼 그의 공약을 스스로 지키거나 혹은 그의 발언이 미국 정치판의 판도를 바꿔 민주당과 공화당 주류의 대북정책까지 변화시키길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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