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국가에서 상상 못할 안보 불감증”…유승민, 안보위기 긴급 토론회

천영우 "전설적인 수준의 안보불감증 심각"
유승민 "김정남, 우리 기준만으로 대응하면 오류 가능성"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초청 ‘안보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긴급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 = 이병화 기자 @photolbh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등 예측 불가능한 안보 위기 속에서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정상적 국가에서 상상할 수 없는 전설적 수준의 안보 불감증을 가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16일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지킬 것이냐 말 것이냐는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며 “김정은의 자비에 우리의 안보를 맡길 것이냐”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바른정당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이 개최한 ‘안보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긴급 토론회 발제자로 나온 천 이사장은 “북한이 사용 가능하고 생존 가능한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는데 이를 저지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고, 핵무장한 북한에 대해서는 기존 핵보유국 사이에 작동하는 상호 억지력이 작동하지 않는다”며 “이런 엄중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 우리 국민과 일부 정치권의 안보 불감증은 정말 ‘전설적인’ 수준”이라고 일침했다.

피붙이에 대한 잔인한 암살을 지시한 김정은에 대한 다양한 평가도 나왔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은 “예측할 수 없는 잔혹성·잔인성을 가진 비인륜적인 김정은의 성격이 두렵다”며 “할아버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과는 다르게 북한 국내도 아닌 국제 사회에서 형을 살해하는 대담성과 잔인성이 핵·미사일 개발과 결합될 때 정말 끔찍한 대남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렇게 위기인데 대한민국 안에서는 정치권에서조차 사드(THAAD) 를 배치해야 되느냐 마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는 자체가 대북 정책의 실패”라고 일갈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유 의원은 “어느 외국 언론에서 김정은을 ‘미친 합리성’이라고 표현했다”며 “김정은이 마치 미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데는 능한 것 아니냐는 통찰도 있다. 김정은을 상대할 때 너무 일방적으로 우리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은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 의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재차 촉구하고, 한반도 전역을 방어할 수 있도록 우리 국방 예산으로 사드 2~3개 포대를 추가 배치하자고 주장했다.

대북 전문가로 꼽히는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문 전 대표의 ‘대통령이 되면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갈 것’이라는 발언을 겨냥해 “김정남 피살로 문 전 대표의 방북은 취소될 것”이라며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 전 대표가 김정은을 만나면 김정남 암살에 대해 무엇을 물어볼 것이냐”고 꼬집었다. 하 의원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반반행보’가 아니라 문 전 대표의 대북관과 안보관이 반반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