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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안 풀리는 ‘중국사업’… 사드갈등 심화에 줄줄이 무산·지연

기업들 안 풀리는 ‘중국사업’… 사드갈등 심화에 줄줄이 무산·지연

기사승인 2017. 02.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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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최대시장인 중국 사업에서 줄줄이 계약이 깨지거나 합작이 무산되는 등 기로에 서 있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제(사드) 배치 논의에 따른 무역보복이 심화되는 가운데 시장 공략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동북아 3국(한국·중국·일본) 중 중국의 최종수요 증가에 의한 부가가치 유발계수가 지난 14년간 가장 높은 성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수요가 발생했을 때 소비·투자·수출 등 국가 전체에 대한 부가가치가 높아졌다는 의미로, 중국이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 등 중간재의 수입을 줄이고 자체 생산을 늘렸다는 분석이다.

중요한 점은 이같은 수치가 우리 기업들의 중국 직접 투자가 급증하면서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겨간 것과 연관성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그동안 대대적인 직간접 투자를 벌여왔다. 하지만 최근 사드 배치 이슈로 인한 정치·외교적 후폭풍에 휘말리면서 중국사업은 줄줄이 좌초 되거나 악영향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SK그룹은 중국 현지기업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장기간에 걸쳐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오랜시간 추진해 왔지만 최근 불고 있는 사드 후폭풍을 피하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계열사 SK플래닛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중국민성투자유한공사와 1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투자 유치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플래닛은 정치적 이슈보다 조건 등이 맞지 않아 협상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사드로 인한 갈등이 영향을 줬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SK이노베이션의 중국 화학업체 상하이세코의 지분인수 계획부터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셀 합작공장 추진, SK종합화학의 중국 부탄디올 합작생산법인 설립 등도 실패 혹은 지연, 취소되는 상황에 직면해있다. 공들여온 사업이 모두 ‘계륵’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SDI와 LG화학은 강화된 중국의 전기차배터리 인증 기준을 맞추지 못해 지금까지 중국 진출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화케미칼·OCI 등도 중국 정부가 지난해말 한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재조사를 시작해 사드 보복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한화케미칼은 현재 연산 1만5000톤의 폴리실리콘을 생산 중인데,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60~70%에 달한다.

롯데는 중국실적이 악화되는 상황 속에 사드 배치 논란까지 겹쳐 줄줄이 사업철수를 서두르고 있다. 롯데닷컴의 알리바바 영업 중단부터 롯데슈퍼 매장 폐쇄 및 선양 롯데월드타운 공사 중단까지 중국발 악재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간접적으로는 유커가 줄며 면세점 사업 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시장에 투자를 계속해 온 우리 기업들의 주요 사업들이 중국 정부의 무역보복 및 자국보호 정책에 따라 높은 불확실성에 부딪히게 됐다”며 “미국 트럼프노믹스까지 거세게 몰아치고 있어 기업들은 사업전략을 새로 짜거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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