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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눈앞에 둔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선 나설까?

세대교체 눈앞에 둔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선 나설까?

기사승인 2017. 10.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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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삼성전자가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 역할을 분리하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 활동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는 권 부회장의 사퇴가 삼성전자의 대규모 세대 교체 인사 및 대대적인 조직 개편으로 연결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애플, CEO와 이사회 의장 별도로…스티브 잡스 이후 ‘투트랙’ 노선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투트랙’ 노선을 선택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의 최대 라이벌 애플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사망 전인 2011년 CEO로서 사임한 이후 이사회 의장으로 부임했다. 현재 애플은 팀 쿡 CEO와 아서 레빈슨 이사회 의장을 구분해 경영진과 주주대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며 삼성전자에 주주 중심의 자율경영 체제를 독려한 것과 일치한다. 삼성전자도 이를 받아들여 올해 이사회 내 6개 소위원회 가운데 CSR위원회를 거버넌스위원회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 사안을 검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권오현 부회장은 그동안 DS(부품) 부문장이자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을 총괄하는 동시에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까지 맡아왔다. 재계는 삼성전자가 권 부회장이 내년 3월에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한 이후, CEO와 이사회 의장을 별도로 선임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미전실’ 순기능 되살려야…컨트롤타워 필요성 대두
권 부회장의 후임자 인선과 별도로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 전반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 경영진은 이재용 부회장의 수감 이후 비정기적 모임을 자주 갖고 현안을 논의하는 것 외에 총수 부재를 대신할 비상위원회 설립 등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미래전략실이 또다른 형태로 부활했다는 비판 등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다만 여론의 비판을 받아온 미래전략실의 대관업무 외에 체계적인 의사결정 시스템 기능을 되살릴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해 전장기업 하만 인수와 같은 대규모 M&A는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지만, 이 같은 경영판단을 뒷받침할 조직이나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뤄온 사장단 인사 조기진행될까
삼성그룹은 지난해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올해 사장단 인사는 건너뛴 채 부사장급 이하 인사만 실시했다. 재계는 이번달부터 권 부회장 후임 인선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통상 12월 초에 이뤄지던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앞당겨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권 부회장의 후임 인선 못지않게 사장단 인사도 더 이상 미뤄선 안된다는 그룹 안팎의 공감대가 이미 형성된 상황이다.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권 부회장의 사퇴는 이 부회장이 본인의 장기부재 속에서 누구에게 삼성을 맡기느냐를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며 “기업의 운명을 결정하는 인사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당장 급한 것은 DS(부품) 부문장(사장)과 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의 후임자다. 권 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직과 사내이사직의 경우 내년 3월까지 임기를 채운다.

후임 DS부문장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김기남 반도체 총괄 사장이다. 재계는 권 부회장이 “조만간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이사진에게 사퇴결심을 전하고 후임자를 추천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보아, 그동안 이 부회장과 이 문제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논의해왔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 사장은 1958년생으로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반도체 전문가다. D램 개발실장과 반도체연구소장, 종합기술원장, 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현재 반도체 총괄 및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을 맡고 있다. 현재 반도체 슈퍼호황 속 최고 실적을 이끌고 있는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부사장)도 후임으로 거론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내부에서 새 인물이 승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DS부문장과 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겸임한 권 부회장과 달리 새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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