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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사망 신생아 3명, 같은 오염원서 세균감염 확인(종합)

이대목동병원 사망 신생아 3명, 같은 오염원서 세균감염 확인(종합)

기사승인 2017. 12. 19.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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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전경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사망한 신생아 4명 중 3명이 같은 오염원으로부터 세균에 감염된 것으로 보건당국 검사결과 확인됐다. 병원내 감염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대목동병원은 병원 내 감염관리 부실과 신생아 중환자실 관리소홀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3명의 신생아에서 검출된 시트로박터 프룬디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일치한 것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균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같다는 것은 사망한 신생아들을 감염시킨 원인이 같다는 얘기다.

보건당국의 항생제내성 검사 결과, ‘광범위 베타락탐계 항생제 분해효소(ESBL)’ 내성균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인 베타락탐계 항생제로는 페니실린·세팔로스포린 등이 있다. 이번에 검출된 균의 감염 치료를 위해서는 항생제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만큼, 사건 발생 이후 전원한 환아가 있는 의료기관에 혈액배양검사 중간결과를 공유하고 감염예방 조치 강화를 당부했다.

앞서 보건당국은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사망한 신생아 3명이 사망하기 전에 채취한 검체(혈액)로 배양검사를 해 전날 항생제 내성이 의심되는 시트로박터균을 검출했다. 보건당국은 감염원 및 감염경로 추적을 위한 역학조사에 주력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성인 중환자실에서나 발견될 법한 이 균이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시트로박터균은 정상 성인의 장내에 존재하는 세균이지만 드물게 면역저하자에서 병원 감염으로 발생한다. 호흡기·비뇨기·혈액 등에 감염을 유발하며,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에게 감염되면 수막염을 일으키거나 뇌세포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시트로박터균은 물·토양·음식·동물이나 사람의 대장과 소장에서 흔히 발견된다. 사람 간 전파는 환자·의료진·의료기구 등을 통해 이뤄진다. 일각에서는 오염된 주삿바늘이나 수액 등에 의해 신생아 3명이 동시에 같은 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사망한 신생아 3명이 같은 오염원으로부터 세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항생제 남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이 균은 항생제 내성이 잘 생겨 병원의 항생제 남용이 신생아 사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대목동병원의 부실한 감염관리체계도 문제가 될 전망이다. 이대목동병원이 보건복지부(복지부) 의료기관 평가에서 감염관리 분야 우수 인증을 받았다는 점에서, 보건당국 역학조사결과 감염원 및 감염경로가 병원 내 감염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후폭풍을 예측하기 어렵다.

병원 측도 외부역학조사팀까지 꾸려 실체적 진실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병원 측은 사고 원인의 객관적 규명을 위해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역학전문조사팀 운영에 들어갔다. 역학전문조사팀에는 서울의대·국민암센터·고려대의대·가톨릭의대·세브란스병원 소속 의료진 5명이 참여했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 감염뿐 아니라 사고 원인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객관적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유족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충분히 알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앞으로도 관계 당국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이번에 검출된 시트로박터균이 직접적인 사망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는데는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1차 부검결과에서도 “육안 관찰 소견만으로는 사망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소견을 내놨다.

한편 신생아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이대목동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후 수사관 13명을 투입, 질병관리본부 등과 합동으로 이대목동병원 11층에 위치한 신생아 중환자실과 전산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신생아 중환자실의 인큐베이터와 석션, 약물 투입기, 각종 링거·주사제 투약 호스 등 의료기구와 전산실 의무기록, 처방기록 등 관련 물품을 확보했다.

앞서 경찰은 유가족 동의를 얻어 일부 의료기록을 임의제출 받기도 했다. 경찰은 사망한 신생아 4명 중 3명이 그람음성균에 감염됐다는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치료 과정에서의 감염 문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한 인큐베이터 등의 기계적 결함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고 보고 폭넓게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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