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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초강경 모드’로 6월 개헌 투표 담금질

문재인 대통령, ‘초강경 모드’로 6월 개헌 투표 담금질

기사승인 2018. 03. 1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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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높은 어휘로 정치권 질타
"1년 동안 뭐했나" 직격타
개헌안 초안 받고 인사말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가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국민과 약속을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개헌 준비마저도 비난하고 있다”, “책임 있는 정치적 태도가 아니다”, “1년이 넘도록 개헌을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진척이 없다”, “국회가 주도하고 싶다면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실천하는 모습 보여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취임 후 가장 높은 수위의 발언으로 정치권을 질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로부터 ‘국민헌법자문안’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를 반대하는 정치권을 향해 평소와 다른 공격적 어휘를 구사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매우 단호했다”며 “참모들도 그동안 본 적 없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를 국회 압박용으로만 보는 일부 시선들이 있는데 문 대통령은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지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모든 정당의 후보들이 ‘6월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를 약속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지방선거 때 동시투표로 개헌을 하자는 것이 지난 대선 때 모든 정당, 모든 후보들이 함께했던 대국민 약속”이라며 “그러나 국회가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서 매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6월 국민투표를 약속했으나 입장을 뒤집었다. 지난 7일 청와대서 열린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초청 회동에서도 개헌 이야기가 나오자 “밥을 먹지 않고 나가겠다”며 몽니를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주 민주평화당 원내대변인은 당시 오찬 후 브리핑에서 “홍 대표가 ‘자꾸 그 이야기(개헌과 미투)를 가져오면 밥을 먹지 않고 그냥 가겠다’고 말했다”며 “일부 참석자들이 계속해 의견을 개진하자 ‘자꾸 이러면 곤란하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를 ‘관제 개헌’, ‘문재인 개헌’이라 부르며 국회의 권리를 존중하라는 야권의 반발에 대해서도 강하게 맞받았다. 문 대통령은 “1년이 넘도록 개헌을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진척이 없다”며 “더 나아가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개헌 준비마저도 비난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1년 동안 공전만 거듭한 국회의 ‘저성과’에 대한 일침이다.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에 반대하면서도 막상 국회 차원의 논의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 정치권에 대한 강한 불만이 담긴 메시지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발의시한인 21일까지 문 대통령이 직접 개헌안을 발의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최종적 판단은 그 시점의 국회 상황과 대통령의 결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어떤 경우든 문 대통령은 6·13 때 반드시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믿음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초강경 모드는 지금이 개헌의 적기라는 확고한 믿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차기 대통령과 지방정부의 임기를 맞출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또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대화 중재라는 든든한 외교 성과와 높은 지지율, 개헌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거듭 확인된 만큼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정무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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