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트럼프vs시진핑 자존심 건 ‘관세 전쟁’…강대강 대결 속 협상 여지 남겨(종합)

트럼프vs시진핑 자존심 건 ‘관세 전쟁’…강대강 대결 속 협상 여지 남겨(종합)

기사승인 2018. 04. 04. 18:3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China US North Korea <YONHAP NO-3722> (AP)
사진출처=/AP, 연합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서로의 아킬레스건을 때리며 세계 주요 2개국(G2) 간 자존심을 건 대결로 본격화 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협상의 가능성은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3일(현지시간) 고율 관세를 부과할 중국산 수입품 목록을 발표하자마자 중국도 곧장 보복 관세 조치로 되받고 나섰다. 또 두 나라가 발표하는 관세부과 품목 역시도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 주석이 서로에게 가장 타격이 될만한 치명적인 부문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USTR은 이날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500억 달러(54조원) 상당의 1300여 개 대상 품목을 발표했다.

특히 이번 관세 부과 품목에는 고성능 의료기기와 바이오 신약 기술, 제약 원료 물질, 산업 로봇, 통신 장비, 첨단 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전기차, 발광 다이오드, 반도체 등 ‘중국제조 2025’에 들어 있는 분야가 고스란히 포함됐다. ‘중국제조 2025’는 ‘제조대국’에서 ‘제조강국’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중국 국무원이 2015년 5월 제시한 중국의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다.

이는 중국이 ‘19대 당대회 정신’에서 ‘시진핑 사상’과 함께 천명한 ‘규모의 경제에서 질적 성장 경제로’의 실천 방안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미국의 조치는 시 주석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중국도 즉각 맞받아쳤다. USTR의 발표 1시간 만에 “조만간 법에 따라 미국산 상품에 대해 동등한 세기와 규모로 대등한 조치를 하겠다”며 강력한 보복조치를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은 급기야 이날 오후 미국산 대두(메주콩)와 자동차 등 106개 품목에 대한 25% 관세 부과 조치를 전격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106개 품목 가운데에는 항공기도 포함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와 여객기 최대 시장이고, 자동차는 두 번째로 큰 판매처다. 특히 대두의 경우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400억 달러(약 42조 원) 어치 가운데 미국산이 140억 달러(약 15조 원)에 달한다. 중국이 미국에 내밀 수 있는 ‘비장의 카드’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무역 갈등 해결에서 중국은 충분히 성의를 보였고 많은 일을 했다”면서 “하지만 미국이 또 다시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고 비판했다. 겅솽 대변인은 “보호주의는 개방의 문을 닫는 것과 같아 반드시 쓴맛을 보게 될 것”이라고 미국을 정조준했다.

앞서 지난 2일에도 중국 재정부는 돼지고기 등 미국산 수입품 8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25% 인상하고, 과일 등 120개 수입품에 대해선 1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관세 품목에 대두와 돼지고기 등을 포함한 것은 명백히 미국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인 ‘팜 벨트(Farm Belt·농장지대)’ 주들을 겨냥한 조치다.

다만 중국 관세세칙위원회는 보복 관세의 시행 시기에 대해 “미국 정부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 상황에 따라 추후에 공표하겠다”며 향후 협상의 여지를 남겨 뒀다. 미국의 ‘관세 폭탄’이 즉시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닌 만큼 가능성을 열어 두고 미국 측 태도에 따라 중국도 추후 결정하겠다는 포석이다. 미국의 관세부과 조치는 다음달 15일 열리는 공청회를 통해 여론 수렴을 거쳐 5월 말께 최종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