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통로로 떠난 장현수…목발 짚은 기성용 독일전 어쩌나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멕시코 치차리토가 두번째 골을 넣고 있다./사진=연합

신태용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독일과 경기에 장현수를 내보낼까.

신 감독은 독일과 3차전에 수비수 장현수의 기용을 고심하고 있다. 그는 수비의 핵심이지만 멕시코전 실점에 모두 관여됐다. 그렇다고 장현수를 3차전 독일과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으면 마땅한 대안도 없다. 멕시코전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한 기성용의 출전도 불투명해지면서 독일전 최상의 라인업을 꾸리기 어려워졌다.

장현수는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 패배 후 별도의 통로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대표팀이 그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고려한 조치다. 그는 멕시코전 종료 후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눈물을 흘렸다. 동료 선수들이 다가와 위로했지만 쉽게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장현수는 멕시코전 두 차례 실점에 모두 빌미를 제공했다. 전반 23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멕시코의 안드레스 과르다도의 크로스를 막으려고 몸을 던지는 과정에서 핸드볼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줬다. 키커로 나선 멕시코의 벨라는 이 기회를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켰다.

장현수는 후반 21분 역습 상황에선 멕시코의 에이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슈팅하는 과정에 섣부른 태클을 시도하다 실패했다. 에르난데스는 더 좋은 슈팅 기회를 잡아 2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태클은 확실하거나 볼을 확실하게 터치할 수 있을 때 해야한다”며 “장현수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태클을 하면 안 되는 장면이었다”고 지적했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 역시 “공격수가 슈팅도 하기 전에 태클을 하면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신태용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장현수는 문전 수비진의 핵심인 중앙수비수다. 조직력이 생명인 포백라인은 대표팀 라인업의 근간이다. 그동안 쌓아온 조직력이 무너질 수 있어 쉽게 교체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자신감이 크게 떨어진 장현수를 계속 기용하는 것이 3차전 독일전에 도움이 될지도 미지수다.

‘캡틴’ 기성용의 부상과 심리적으로 위축된 장현수의 회복이 3차전의 변수가 되고 있다.

그나마 독일의 상황도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것이 위안이 되고 있다. 독일 역시 한국과 3차전에서 최상의 라인업으로 나서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캡틴’ 기성용이 멕시코전에서 왼쪽 종아리를 다쳤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후반 멕시코 수비진과 볼 경합 중 종아리를 걷어차였다. 하지만 이미 교체카드를 모두 쓴 상황이라 경기 끝까지 버텨야했다. 기성용은 멕시코전을 마친 후 목발에 의지해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부상의 정도에 따라 독일과 3차전 출전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독일도 핵심 선수의 부상과 퇴장 등으로 최상의 라인업은 물건너갔다. 독일은 이날 F조 2차전 스웨덴과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지만, 미드필더 제바스티안 루디가 코뼈골절 부상을 당했다. 수비의 핵심인 제롬 보아텡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까지 당했다. 보아텡은 규정에 따라 다음 경기인 한국전엔 나올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