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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 100일…“文대통령, 중재 역할 장기적 접근 필요”

판문점 선언 100일…“文대통령, 중재 역할 장기적 접근 필요”

기사승인 2018. 08.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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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남북정상회담' 그후
세기적 만남 후 北체제 다양하게 조명
"한반도 평화, 12라운드 복싱경기…돌다리 두드리듯"
4·27남북정상회담 100일
4·27 남북정상회담이 4일로 100일을 맞는다. /아시아투데이 그래픽
‘평화, 새로운 시작’ 4·27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4일로 100일을 맞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냉전과 단절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손을 맞잡고 휴전선을 넘나드는 순간, 세계는 일제히 ‘세기적 만남’으로 기록했다.

불과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전쟁위기설이 나돌며 방독면과 각종 공산품 등을 담은 생존배낭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던 것을 기억해보면 지난 100일은 그야말로 위기의 한반도가 상전벽해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린 100일이었다.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미 대화 역시 탄력을 받았다. 북·미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흔들리던 5월26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번개미팅’ 형식으로 판문점에서 2차 정상회담을 가지며 북·미 대화를 본 궤도로 올려놓았다.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만남 과정이 롤러코스터를 탔지만 결국 6월12일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정상회담 이후 남북은 군사, 사회·문화, 체육·예술 등 다양하게 교류·협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또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직접 밝히는 성과를 이루었다.

특히 지난 100일간은 분단 이후 수십 년 간 우리들을 지배했던 반공 이데올로기와 냉전적 사고를 뒤 흔들기 충분했다. 무엇보다 김정은 체제의 북한 현재 모습이 다양하게 조명되면서 김 위원장과 북한의 변화상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남북관계에 대한 인식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은 장기적으로 남북통일이 가능하다고 인식했다. 또한 김 위원장에 대한 호감도 역시 급상승했다.

◇ ‘희망의 한반도’…돌다리도 두드리는 ‘文의 중재자’ 역할 기대

지난 100일은 1952년 냉전구도를 만든 ‘샌프란시스코 체제’가 해체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한반도가 구시대 냉전 체제를 종식하고 ‘희망의 한반도’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지금부터다.

북한전문가인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희망의 100일이기도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특히 현재 비핵화 후속조치와 종전선언이 맞물리면서 남북, 북·미 간 대화가 교착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북한이 지난 1일 미군유해 55구를 미국에 송환한 것은 싱가포르 공동선언 합의사항을 이행하면서도 미국에 종전선언을 압박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종전선언에 중국이 참여하는 문제를 놓고 북·미 간 이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로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가을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8월말로 앞당기는 문제와 관련, 물밑에선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비핵화 후속조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할 수 없고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와 관련해 다자간 외교가 필요한 만큼 청와대로서는 ‘살얼음을 걷는 심정’으로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화협정을 맺기 위해 실질적인 비핵화로 나아가는 것 또한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한반도의 모든 문제가 정상회담이라는 대형 이벤트로 해소되는 게 아니다”며 “적대적 공존 구조가 바뀌어야 하는 게 본질인 만큼 우리로서는 쉽지 않은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북한의 변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은 12라운드의 복싱 경기다”며 “이제 1라운드가 끝났다. 우리는 현실을 직시하고 돌다리도 두드려가면서 ‘중재자’로서 길게 보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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