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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중국 거래선에 보낼 KF94등급 마스크 구해라”

[취재뒷담화] “중국 거래선에 보낼 KF94등급 마스크 구해라”

기사승인 2020. 02. 0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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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산업부 성장기업팀 기자
수원에 있는 한 전자부품사에 근무하는 정모씨(40)는 2일 대형마트를 찾아 미세먼지용 마스크를 구매했습니다. 정씨는 대형 전자부품사의 1차 협력사인데요. 중국 현지에서 한국산 미세먼지 마스크 인기가 높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정씨는 “중국 현지 거래선들과 지난주 내내 연락이 닿지 않았는데, 금요일 오후에 모바일 메신저 ‘위챗’으로 연락이 왔다”며 “베이징에 있는 이들이지만 한국산 마스크를 받고싶어하는 눈치라 항공소포로 보낼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확산되면서 한국산 미세먼지 마스크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성인용 KF94등급 마스크는 서울 종로구의 대형약국, 강남역, 명동 등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지역에선 벌써 동이 났을 정도입니다.

한국산 마스크 인기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KF94란 0.4㎛ 미세입자를 94% 걸러낸다는 의미인데요. 미세먼지까지 걸러내는 한국산 마스크가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졌다는 군요. 중국내 품귀현상도 인접국에서 마스크를 구하는 이유입니다. 정씨는 “힘들 때 돕는 이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있듯이 중국 거래선과 관계를 돈독하게 하기 위해 다른 기업들도 해외영업 담당자들이 신경을 많이 쓰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중국 거래선과 연락이 닿지않아 걱정이 큽니다. 용인 기흥에 자리한 전자부품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 대도시들에서 춘제 연휴기간이 오는 10일까지 연장돼 거래선과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라며 “생산에 필요한 물량은 비축해둔 것이 있어 아직 문제가 없지만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까 우려한다”고 했습니다. 각 기업의 기획 부서에서는 신종코로나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상황 파악에 한창이고요.

중국의 춘제 연휴는 원래 지난달 24~30일까지였지만 신종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지자 중앙정부에서 이날까지 연장한 상태입니다. 베이징, 상하이, 충칭, 네이멍구자치구, 광둥성, 저장성, 장쑤성, 허베이성, 푸젠성 등은 일반 기업에 오는 9~10일까지 출근 대신 재택근무를 지시한 상태입니다. 사실상 중국 경제가 멈춘 셈이죠. 중국 거래선을 둔 수많은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커지기 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잦아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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