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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FA, 한국 업종별 명암…中생산라인 갖춘 휴대폰·가전·자동차 ‘느긋’

ECFA, 한국 업종별 명암…中생산라인 갖춘 휴대폰·가전·자동차 ‘느긋’

기사승인 2010. 07. 0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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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이완 시대… 떠오르는 '메가마켓’
정해균·송영택·김효정·최성록·지환혁 기자] 중국과 대만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로 중국 수출 비중이 큰 국내 주요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현지에 생산공장을 확보한 휴대폰, TV, 가전, 자동차 업종들은 비교적 느긋한 표정이지만, 그렇지 못한 LCD, 기계류 업종 등은 적지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휴대폰·가전·자동차·…느긋

이미 중국내 생산기지를 확보해 놓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가전업체들은 비교적 느긋한 입장이다. 중국 수출물량을 100%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다고 볼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중국 물량은 현지 생산하고 R&D 조직도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다.

LG전자는 중국 내에 12개의 생산기지를 확보해 놓았고, 이들 공장은 사실상 중국 기업이기 때문에 LG전자의 주력 수출품목인 TV와 휴대전화, 가전제품 등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도 중국 쑤저우의 공장에서 중국 내 소비 물품 전체를 생산하고 있어 ECPA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스마트폰 제조사인 대만의 HTC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제고되면서 급속도로 팽창하는 스마타폰 시장을 둘러싸고 국내 업체들과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이번 ECFA로 당장 고민할 부문은 없다"면서 "이미 삼성, LG 등이 현지법인을 두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현대기아차 북경공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도 마찬가지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베이징 등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전량 중국 내수 시장에 판매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차는 베이징에 각각 30만대를 생산하는 제1, 2공장이 있으며, 기아차는 옌청 1공장에서 13만대, 2공장에서 30만대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또 대만의 경우 수출 실적이 미미해 큰 영향은 없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완성차 413대, 기아차는 174대를 대만에 수출했으며, 관세가 미미한 반제품 수출(CKD)로 5190대를 팔았다. ECFA로 인해 중국 현지에서 들여오는 자동차 가격이 낮아지면 약간의 판매 감소는 있겠지만, 원래 대만 시장이 작아 별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에서 생산된 물량이 대만으로 수출되거나, 대만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중국으로 수출될 경우 중-대만 ECFA의 영향을 받겠지만, 중국 생산 차량 전체가 중국 자체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영향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철강·LCD·기계…긴장

LCD의 경우 중국에 생산 공장이 없기 때문에 현재 공장설립 허가를 놓고 앞두고 있는 삼성과 LG디스플레이는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현재 ECFA품목 중 LCD가 빠져있어서 기존 사항에 변동이 생기는 것은 없다"면서도 "중국 투자 승인이 나면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관련기업들은 ECFA체결에 따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2년 전부터 한·중·일·대만간 무관세로 무역을 해왔기 때문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미 중국의 생산기지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전략적 이점을 활용해 앞으로 가격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며 "하지만 중국-대만간 세부적인 사업 진행방향을 항상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도체는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중국내 수출이 가격경쟁력에서 대만에 우위를 점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반도체 경기가 호황이라 공급 부족까지 있어 걱정은 없지만 반도체 경기가 안좋을때가 문제"라며 "반도체 경기가 떨어지면 중국 PC업체들이 대만 제품을 사용하는 문제가 생겨 우리나라 제품의 선호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공작기계 등 기계류 업종은 어느정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대만에서 생산되는 기계제품 중 27%는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어 무관세 혜택을 등에 업은 대만회사들은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한국기업보다 훨씬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기업의 경우 중국 현지에 공장이나 법인을 세우지 못한 중견·중소기업이나 대만과 중첩된 첨단 기계를 생산하는 업체등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들 기업은 ECFA체결시 대만제품의 가격경쟁력에서 뒤질 수도 있기 때문에 현지업체와의 제휴 등을 적극 검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반면 중국 현지에 공장이나 법인을 갖고 있는 대기업들은 직접적인 타격에서 비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중국현지 공장에서 대표적인 기계품목인 굴삭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당장의 영향보다도 향후 인건비 상승 및 기타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포스코 등 국내기업들이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한 철강제품은 약 48억7000만 달러로
포스코의 중국 스테인리스 회사인 장가항포항불수강유한공사가 중국 장가항시 정부로부터 환경모범업체로 선정돼 환경장려금을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전체 수출액 220억 달러의 22.3%에 달한다. 현재 평균 5%의 관세적용을 받으면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국내 철강품목(용융아연도금강판, 전기아연도금강판, 스테인리스 냉·열연강판, 도금강판, 주강 등)들은 대부분 대만철강공사(CSC)가 생산하고 있는 것들로, 국내업체는 CSC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마련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기업에 수출하는 것보다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 현지 기업에 수출하거나 철강가공센터에 이용되는 철강제품을 수출하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대만과 겹치는 품목이 있다고 하더라도 가격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품질면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여기에는 대만의 철강생산 능력이 그리 크지 않은 탓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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